수상한 연결고리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미쓰리는 퇴근 후에도 현장 주변을 계속 돌아다녔다.
혹시 수상한 사람이나 차량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오후 6시쯤, 미쓰리는 현장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골목에서 다시 그 검은색 승용차를 발견했다.
번호판은 여전히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분명 며칠 전에 봤던 그 차가 맞는 것 같았다.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말쑥한 정장 차림의 남자였다.
남자는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차에 타고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쓰리는 망설이지 않고 택시를 잡아탔다.
"저 검은 승용차 따라가 주세요."
택시기사가 이상하다는 듯 미쓰리를 쳐다봤지만, 별다른 말 없이 차를 출발시켰다.
검은 승용차는 시내를 가로질러 한강 남쪽으로 향했다. 약 30분을 달린 후,
차는 한 연구소 건물 앞에 멈췄다.
미쓰리는 건물 입구에 걸린 간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엔드스톤사 바이오연구소'
요즘 뉴스에서 난리가 난 바로 그 회사였다. 몇 년 전부터 동물들이 죽으면 사체를 화장해서 특정 약품 처리를 통해 보석으로 만들어준다고 광고해왔던 곳이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람의 유골까지도 보석으로 만들어준다는 광고를 내보내 큰 논란이 되고 있었다.
'우리 엔드스톤사에서는 소중한 이들을 차가운 땅속으로 보내는 대신, 영원히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그 분들의 마지막을 아름다운 보석으로 보관하게 해드립니다.'
그 광고 문구가 미쓰리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왜 실종된 노숙자들과 관련된 차량이 이런 곳으로 오는 걸까?
"여기까지만 갈게요."
미쓰리는 택시비를 지불하고 내렸다. 검은 승용차에서 내린 남자는 이미 건물 안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미쓰리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연구소 입구로 다가갔다.
자동문이 열리며 로비가 보였는데,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였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경비원이 다가와 물었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였는데, 표정이 매우 경계하는 듯했다.
"아, 저... 견학이라도 할 수 있나요? TV에서 봤는데 궁금해서요."
"견학은 사전 예약제입니다. 그리고 일반인 출입은 제한되어 있어요."
미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는 사람이 여기 들어갔는데... 정장 입은 분이요."
경비원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방문자 명단에 있나 확인해보겠습니다."
미쓰리가 당황해서 대답하지 못하자, 경비원이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관계자가 아니시면 나가주세요."
"하지만..."
"지금 당장 나가지 않으면 신고하겠습니다."
경비원의 목소리에 위협적인 느낌이 섞여 있었다.
미쓰리는 어쩔 수 없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건물 근처 카페에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았다.
연구소가 한눈에 보이는 위치였다. 커피를 주문하고는 계속 건물을 관찰했다.
그런데 미쓰리 자신도 모르게, 연구소 건물 3층 창문에서 한 사람이 망원경으로
미쓰리의 모든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 사람의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꼬리가 잡혔군."
그 사람은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오늘 2공구쪽으로 탐문을 나갔다가 꼬리가 붙었습니다. 경찰은 아닌것 같고,
우선 좀 더 지켜보겠습니다."
미쓰리는 아직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해서 연구소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