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좋지. 뜨끈~한 게 아침으로 그만한 게 없어."라고 대답하던 모습이 떠올라 나도 속으로 따라 했다
'코로나에 누룽지만큼 좋은 게 없지. 구수하니 뜨끈~한 게 아침으로 한 끼 먹고 나면 금세 코로나 굿바이지'
혼잣말을 하면서 스스로가 웃겨서 피식거렸다.
오늘은 남편이 출근하는 소리에 일어나서 노트북을 켜고 회사 업무를 조금 보고 어머니가 주시는 아침을 먹었다. 그러고도 2시간. 습관적으로 눈뜨자마자 화장실을 가는 내가 버티기에는 긴 4시간이다.
코로나에는 역시 누룽지
전에 얘기했지만, 집에 화장실이 한 개라 식구들이 있을 때는 될 수 있으면 화장실 사용을 안 하려고 한다.
나도 부모인지라 혹시나 나 때문에 아이가 아플까 봐 걱정이 되었기에 될 수 있으면 식구들이 없을 때, 그러니까 어머니가 아이를 등교시키고 운동을 가시고 나면 화장실로 달려갔다. 오늘은 너무 일찍 일어나서 긴 시간을 참아야 했다. 왜 이리 시간은 안 가는지... 다른 곳에 신경을 쓰려고 일을 하다 보니 어머니와 딸아이가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후다닥 화장실로 달려갔다. "와~ 진짜 조금만 늦었어도 쌀 뻔." 화장실 변기를 소독하고 내 손이 닿았던 곳은 소독약을 들고 다니면서 소독을 하고 괜스레 돌아다니기 불안해서 후다닥 방으로 와 약을 먹었다.
어머니는 언제 오신 거지? 밖에서 덜거덕 거리는 소리가 난다.
"어머니 운동 다녀오셨어요?"
"그래. 좀 더 자라"
"아뇨. 깼어요. 일 좀 더 할게요." 하고는 회사 메일 확인과 밀린 일을 하고 있으니 어머니가 점심을 주신다.
오늘 점심은 콩비지찌개. 나와 어머니만 먹는 메뉴인데 어머니가 나를 위해서 부지런히 준비하셨나 보다. 남편은 비지찌개의 식감이 거친 것이 싫다고 한다. 아마 딸아이도 그런 이유에서 싫다고 하는 거겠지. 난 어릴 적 친정에서 엄마가 해주시던 기억이 있기에 잘 먹는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비지찌개는 담백하고 칼칼하니 씹는 맛도 있는 재미있는 음식이다.
내가 좋아하는 조미김까지... 김은 어릴 때부터 최애 템이라 식구들 중 나만 늘 김을 한통씩 먹어치운다. 사실 갑상선이 안 좋아서 요오드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해초류 (미역, 김, 다시마 등등)을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맛있는 걸 어쩌란 말이냐. 어머니도 내가 갑상선이 안 좋으니 늘 먹지 말라고는 하시지만 좋아하는 걸 아니 안 줄 수도 없고 아마 김을 꺼냈다 넣었다를 몇 번 하시다가 주신 반찬 이리라.
맛있는 김과 비지찌개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배고프다며 간식을 달라는 소리에 일어났다.
아마 약 먹고는 어느 순간 잠이 들었나 보다.
정말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아마 포켓몬스터의 '먹고자 스킬'도 이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말이다.
꿀이 살짝 발린 절편과 사과, 참외 그리고 요플레.
근데 포크도 숟가락도 없다. 포크야 손으로 먹으면 되는데 요플레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숟가락을 달라고 하기에는 무안스러워서 뚜껑을 열어 반을 접어 숟가락 대용으로 사용했다.
열심히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숟가락이 없을 땐?
내가 잠든 사이 어머니가 저녁 준비를 마치셨다. 언제 전까지 구우신 거지?
기름 냄새와 끈적임을 싫어하시고 예민하신 어머니는 늘 베란다에 나가 전을 꾸으신다.
모든 기름을 둘러야 하는 음식은 베란다 행이다. 추운 겨울은 추워서 힘들고 더운 여름날은 더워서 힘들다. 나도 가끔 집에서 전을 굽거나 제사에 음식을 준비하려면 베란다에 앉아 몇 시간씩 있으면 힘들다. '날도 쌀쌀한데 어머니 힘드셨겠다.'싶어서 저녁을 받아 들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부추전
앗! 부추 전이다. 표준어로는 부추인데 왜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릴 적 경상도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 갔던 때가 기억났다. 할머니 손에서 자라던 나와 여동생은 부모님이 서울로 직장을 찾아 옮기면서 함께 살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 심부름으로 간 근처 시장에서 "정구지 있어요?"라고 물으니 아주머니가 고래를 갸우뚱하시며 "정구지? 그게 뭐니? 그런거는 없는데.."라셨다. 근데 입구에 정구지처럼 생긴 채소가 있어서 "아줌마, 이건 뭐예요?" 하니 "그건 부춘데."라셔서 한참을 쳐다보다 빈손으로 집에 와서 "엄마, 여기는 정구지 안판대. 근데 정구지 같이 생긴게 있는데.... 이름이 이상해서 안사왔어" 라고 당당히 말했더니 "부추라 카드나? 그게 정구진데...같은거다."라며 배를 잡고 웃던 엄마와 아빠가 생각이 났다.
정구지면 어떻게 부추면 어떠리. 맛만 좋으면 되는거지. 라는 생각에 후다닥 그릇을 비우고는
정리를 하니 어머니가 정구지 전을 더 먹으라며 갖다주신다.
"아니요 아니요. 어머니, 저 목이 아파서 이것도 억지도 먹었어요."라고 하면서도 어머니가 더 갖다주신 정구지 전에 젓가락을 갖다 댄다.
식욕이 떨어져야하는데 미각후각과 식욕은 별개인가보다.
많이 먹으면 많이 먹는다시고 안 먹으면 서운타하시는 어머님이시기에 본능적으로 젓가락이 움직인다. 이러면 안되는데... 다들 코로나로 격리되고 살이 져서 확찐자가 되었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