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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마흔이 돼도 사는 게 힘들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어릴 적 나이 서른만 돼도 삶이 안정적이 될 줄 알았다. 내 집도 있고, 내 차도 있을 줄 알았다. 올해 나는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되었다. 나는 아직도 사는 게 많이 힘들고 외롭다. 특히 궁지에 몰렸을 때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아직도 강하게 든다. 가끔은 내가 아무 선택도 하지 않고 싶을 때가 있다. 그냥 정해진대로 끌려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는 게 없는 게 나의 현실이다. 


가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스스로 죽을 용기가 없어 나는 오늘도 산다. 최대한 재밌게 즐겁게 살려고 노력해보지만 마음대로 안될 때는 정말 힘들어진다. 나는 큰 구멍을 가지고 오늘도 산다.    


나는 커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과연 클 수는 있을까? 


펜데믹 동안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힘든 기억으로 우울한 삶을 사는 것보다 현재 가진 것들을 붙잡고 즐기며 살아야 한다고. 지금 즐겁고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삶은 어렵다. 사람 누구에게나 이상이 있는데 보통 현실은 그 이상보다 나을 수 없다.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 때문에 우리는 불행해질 수 있다. 4K 화질의 넷플릭스나 유튜브 영상은 가끔 현실보다 아름답다. 그래서 영상을 보는 사람은 글을 읽는 사람보다 불행할 수밖에 없다. 글은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이미지는 이지미 자체로 고정해버린다.  


나는 나의 현실 그대로를 조금 더 사랑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자신 현실의 기쁨과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조언과 도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립다. 욕망의 목소리가 아닌 헌신과 나눔을 즐기는 사람들.


우리 삶엔 현재만 있다. 과거에 대한 추억 미래에 대한 희망은 걱정과 우울만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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