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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Mar 18. 2024

카카오톡에 친구들과 다 연락하시나요?

카카오톡 참 편하다. 하지만 난 불편하다. 그래서 방폭을 생각한다. 어쩌다 일과 연관된 업무를 하면 어쩌다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이름도 기억을 하기 힘든 사람들과 전화번호를 주고받고 그러다 보면 나의 의도 따위는 저 멀리 하고 그렇게 나는 카톡방이 늘어나고 '그래 이렇게 사는 거지' 하고 예전 문자를 쓰던 시절이 그립다. 어떤 이들은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그 의문의 숫자 1이 사라지는 것과 아닌것과를 두고서 정말 마음을 정리했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폭풍검색을 하는 걸 보고서 저렇게까지 하는 게 무슨 의미일까 싶어서 나는 너무 카톡에 의미를 두지 말라고 하는데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나 보다. 나 같은 경우는 카톡을 훑어보는데 정작 퇴근길 헛헛해서 소주 한 잔 하자고 불러 보려면 이렇게 저렇게 밀린다. 한 명은 결혼해서 육아와 사투를  하고 있어서 전화가 오히려 짐이 될 것 같고 한 명은 이제 이직을 해서 전문직으로 간 친구에게 영혼파괴를 하고 싶지 않고 또 그러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가 있어서 결국은 '그래 혼자다'라고 한다.


어렸을 때는 초등학교 때는 학교 마치면 학교 앞 분식집에서 앉아서 100원짜리 떡볶이를 먹었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누구랄 것도 없이 앉아서 학교 선생님 이야기를 하고 남학생들 이야기를 하면 귀신같이 와서 그 남학생은 자기 이야기를 왜 하냐고 옆자리 앉아서 같이 웃으며 먹었고 그러다 옆 문방구에서 뽑기를 같이 하면서 꽝이 나오면 나는 인심 좋은 아저씨가 주시는 점보 지우개를 손에 쥐고는 룰루랄라 집에 갔었다.

그때는 엄마가 그러셨다. "그래 친구가 그렇지. 넌 지금은 모르는데 살다 보면 친구가 좀 헤어진다"라고 하셔서 무슨 말씀이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말씀은 고등학교에서 실천이 되었고, 대학을 가서는 완전히 갈렸다. 일명 공부파와 비 공부 파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갈라지면서 내 주변은 정리가 되고 나도 모르게 친구들은 그 무섭다는 유유상종으로 가게 된다. 


어릴 때는 친구들이 참 많았다. 고등학교 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을 가서 점점 줄더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더 줄어들었고 그리고 더 줄어든 것은 내 성격과 취향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 환경이 바뀌니 갈라졌다. 일단 친구들이 결혼을 하면서 많이 헤어졌다. 참 신기한 게 결혼 전에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결혼하고는 연락이 뜸해진다. 그래서 난 결혼은 축하할 일이지만 나에게는 슬프다고 했다.


인간관계가 어디 맘처럼 쉬운 일이겠는가, 그래서 난 오늘도 그냥 카톡을 보면서 언젠가는 방폭을 할 카톡을 보고서 무심이 멍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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