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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Mar 09. 2024

팀장요, 전 관심 없습니다.!

조용한 점심 오후 시간 갑자기 연구원장님이 들어오셨다. 무슨 일이 있다. 속으로 생각했다. '머리 아프다' 나는 나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최대한 컴퓨터로 내 모습을 가렸다. 다들 바빠서 오신 것도 모르고 인사가 늦었다. "안녕하십니까" 한 명이 인사를 하니 연이어 인사가 이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시간.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은 것인지.


"그러니까 우리 전반기 행사가 거의 조율이 끝이잖아요. 그런데 배에 항해사가 없네. 조 연구원이 병원에서 아마도 3개월은 있어야 한다는데..." 조용한 침묵. 조연구원은 가벼운 차사고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다쳐서 다리 회복에 3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해서 회사를 못 나온다. 그래서 임시 팀장이 빈 상태다. 그래서 언제 누가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팀 프로젝트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지 대해서 늘 이야기를 했었다. 팀장이 되면 물론 여러 가지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무게를 감당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으니 한 번 해본 사람이라면 피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나도 한 번 해봤기에 피하고 싶다고 여러 번 어필을 했다. 주위에서는 나에게 하라고 했지만 난 절대!!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 일이 누군가는 솔선수범이라는 글자를 써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의견을 듣고 싶은데" 연구원장님 말씀이 있으셨지만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자 작심 발언을 하셨다.

"아니 이렇게 다들 몸을 아끼려면 직장을 그만둬야지 왜 다니나?"

그래도 말이 없자 이제는 눈에 띄면 아무나 시킬 상황이다. 그때였다.

"지난번 제주도 워크숍 그러니까 작년 제주도 워크숍 누가 했지?"

앞 동료가 "몽접 연구원입니다"

연구원장님은 "맞아 맞아. 나이가 드니 이렇게 어려워"

그리고 바로 "몽접 연구원, 이번에 자네가 맞아. 이번에 아주 커. 그러니 경험자가 맞아. "

난 "저 이번에 독감에 몸이 좋지 않아서 못 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심각한 분위기 "그래?'

난 "네, 제가 할 수 있다면 하겠는데 지금도 음성이 감기에 제가 몸살도 있고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집요한 연구원장님" 그럼 이번에 팀장 하면 일 년 동안  내가 신경을 쓰지"

난 "아닙니다. 건강이 우선이라.."


이제는 화가 나셨다. "그럼 누가 해!!"

그때였다. 앞자리 동료다. "제가 하겠습니다"

연구원장님은 "오 박연구원 그래요. 믿어보지" 그리고는 휙 가셨다.


난 "아 다행이다..." 

나도 모르게 한숨과 박수를 쳤다.

내 동료는 "아니 왜 그래? 하면 좋잖아. 팍팍 밀어주겠다는데"

난 "관심 없어. 지금 일도 난 벅차!!"


사실 내가 팀장일 때는 일이 너무 많았다. 펑크 난 일 땜빵에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알아서 봐야 하고 파워 j인 나에게는 팀장은 너무 큰 왕관이라 무게가 심했다.

그 이후로는 어떤 왕관도 쓰지 않기로 했다.

미안하지만 앞동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음료를 선물했다.

앞동료는 이번을 기회로 능력을 재검증받고 싶어서 손을 들었다고 했는데 난 열심히 서포터를 하겠다고 했다.

고마운 동료, 난 팀장에 장도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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