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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May 24. 2022

전달

우리가 저들처럼  소통되기를 원하지만 참 쉽지만은 않다.

2022년 4월 3일 밤 9시 30분 메모


밤하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 저런 것들이 즐비하지..

물론 보려 한다면 분명 볼 수도 있겠지만..

얽힌 전깃줄 같은 것..

아무리 얽혀있어도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지..

보내줘야 하는 곳으로 꼭 전달돼야 하는 그곳으로..





2022년 5월 24일 화요일 새벽 1시 20분경...


아마도 마지막 아카시아 향기 인지 모를 바람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고요함 속에 들리는 것들...

마음으로 들어야만 알 수 있는 숨결이 담긴 소리들...

이를테면 산속에서 아주 아련하게 어렴풋 들리는 검은등뻐꾸기 소리...

나무와 나무 사이를 훑고 지나는 바람의 소리..

계속해서 돌아가는 가전제품의 모터 소리..

그리고 지금 잠든 아들방 안, 창문 밖을 보고 서있는지라 아들의 잠자는 숨소리..

아들은 꿈속에서 분주하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살짝 들리는 아들의 잠꼬대에서 조금은 느낌이 그렇다.

밤은 참 신비스런 마법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래서 나는 밤이 아까워 잠을 잘 수가 없는 거다.

몇 해전 친분이 있는 김 모샘(시인, 소설가)께서 카톡으로 보내셨던 밤의 사진


2022년 5월 24일 화요일 오후 5시경 도서관 내 문창실에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간사하기 짝이 없다.

한없이 좋던 사람도 한순간 실수로 돌아서버릴 수 있으니..

그러나 실수 한 번을 용납할 수 없었다면 그것이 진실로 좋았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나의 마음처럼 상대가 받아들여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진실로 하는 이야기조차도 어떨 때는 그 이면에 무언가가 있겠지 라며 지레짐작을 하기도 한다.

아마도 너무 앞서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앞서 나가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 이면에 손해 보기 싫은 마음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왜인지 상대의 수를 미리 읽지 않으면 내가 지는 것 같고, 배신당할 것 같고, 그런 마음이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쿨한 척하면서 상대방의 진실한 마음을 내치기도 하는 것일 게다.

쿨한 게 뭐가 그렇게 좋다고...




2022년 4월 3일 밤 9시 30분경 찍은 사진

아무리 얽혀있더라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전깃줄처럼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상대에게 가서 잘 전달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상대의 마음 역시 나에게 와서 정확하게 전달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리라.

허나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말해주듯이 인간의 마음이란 참으로 복잡하고 간사하기 이를 때 없어서 진정한 소통이 때론 많이 힘들기도 하다.


어제 시장 후보 토론회를 우리 신문사에서 주관했는데 두 후보 모두가 외치는 공약 중 하나가 시민과 소통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뭐 이들뿐인가? 모든 시. 도의원 후보들 역시 그들과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았던 것이 소통이었다.


부디 그들이 진실로 소통하고 그로 인해 서로의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추신.

어제 내가 찍은 토론회의 사진 한 장을 첨부한다.

2022년 5월 23일 시장 후보 토론회 사진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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