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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May 13. 2022

그런 날

인생에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닐지니...

2018년 6월 7일 목요일 메모


엉망이 돼버리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어쩌면 굳이 착실하게 나의 길을 곧이곧대로 간다는 게 정말 잘한 일인가? 싶기도 한 그런 날이었다.

어제 먹은 술이 아직 다 깨지도 않았는데 또 그를 만나 부어라 마셔라 이른 저녁부터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한심하단 생각을 설핏한 것도  같다. 하지만 때론 모든 것을 잊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라고 많은 날 중에 하루쯤은 그렇게 애써 외면해 본다.





2022년 5월 13일 금요일 밤 11시 40분이 넘어서...


뭔가 괴기스러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13일의 금요일이었던 오늘, 나는 또 브런치에 글쓰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못한 채로 어쩔 수 없이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무엇을 쓸까?' 망설이다가 예전 폰에 기록한 메모를 펼쳤다. 

어쩌면 그날의 짧은 일기였을 것이다.

약 4년 전, 2018년 6월 7일 목요일 나는 이런 메모를 남겼던가 보다.


오늘 안양의 도로를 걷다가 이뻐서 찍은 사진


나는 종종 엉망이 되고 싶은 날이 있다.

가끔 술에 의지하는 그런 날...

어떤 모습이 나의 진짜 모습인지를 종종 헷갈리는 그런 날이 있다.

아마도 내가 담배를 피웠다면 절대로 끊지 못했으리라.

만약 마약을 했었다면 그 역시 중독이 됐을 것이다.

정말 크리스천적이지 못한 이런 모습에 스스로도 종종 나에게 놀라곤 한다.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면서 사실 교수님께 술을 배운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엔 크리스천이라는 양심에 한동안 문학과 술과 종교 사이에서 딜레마에 시달리던 때가 있었다.

그렇다고 술을 적극 권하셨던 교수님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나는 술을 좋아한다. 어쩌면 애주가다.

솔직히 나의 詩에는 <청하>라는 술 이름의 詩도 있다.

한 때, 같은 예술가 협회 선생님들이 가장 좋아해 주셨던 詩이기도 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푸념 섞인 나의 고백으로 또 하루를 채운다.



추신.

겨우겨우 금요일 글 발행에 성공했다.ㅠㅠ

덤으로 그런 날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더없이 예쁜 이 사진을...

지난 5월 5일 북촌 한옥마을 모 카페 옥상에서 바라본 하늘~♡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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