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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연 Dec 08. 2024

괜찮아지는 마법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자신의 밖에 있는 것,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 정당하지 않은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온전하고 판단의 여지가 없는 ‘숨’으로 마음을 옮깁니다. 


  우리는 자주 맴도는 실체 없는 생각들에 온 정신을 빼앗깁니다. 끊임없는 자기 판단이 머리를 헤집고, 사람들이 뱉었던 말들을 되새깁니다. ‘내가 나쁜 사람이어서 그런 말을 들은 걸까? 그 사람 말대로 난 정말 못난 걸지도 몰라. 왜 남들보다 잘 살고 있지 않은 거지? 아직 할 일도 다하지 못했는데 자꾸 잡념에 빠지네…’ 이럴 땐 마음만이 아닌 내 몸의 감각도 온통 머릿속에 꼬여진 실이 됩니다. 


  사실 이런 무모한 자기 판단의 결과는 사실이 아닐뿐더러, 스스로에게 주어진 귀중한 시간을 무기력과 우울함에 빼앗기게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재하지 않는 것에 몸과 마음의 집중력을 빼앗기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게 됩니다.


  누구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오늘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법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행을 가기도 하고, 돈을 펑펑 쓰기도 하며, 친구와 떠들썩하게 대화하곤 하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에게는 좀 더 언제나 쓸 수 있는 처방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로 가득 찬 상태에서 여행을 갈 때까지 버티는 것이 아니라, 힘들 때마다 돈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혼란스러운 바로 그 상태에서, 우리가 ‘괜찮아지는 방법’이 있을까요?


  한 가지 아주 쉽지만 의식해보지 못한 방법이 있다면, 바로 숨을 쉬는 것입니다. 스트레스에 머리가 복잡할 때, 생각과 몸의 감각이 온통 사소한 걱정에 집중되어 있을 때, 일단 크게 숨을 들이쉽니다. 부풀어 오르는 가슴과 코안을 타고 올라오는 공기. 들숨에서 잠시 멈추고 날숨으로 이어지는 순간. 숨은 가슴에서 잠시 맴돌다 코끝으로 강하게 헤쳐 나옵니다.


  숨을 쉬는 것은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형체가 없는 모호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의 육체가 숨을 쉬면, 그 감각에 정신을 집중하게 됩니다. 자신의 밖에 있는 것,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 정당하지 않은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온전하고 판단의 여지가 없는 ‘숨’으로 마음을 옮깁니다. 


  막연한 스트레스와 예민함에 어지러울 때, 잠시 눈을 감고 들숨과 날숨을 몇 번 반복하면, 어느새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 앞에 놓인 것, 현재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항상 곁에 있지만 인식하지 못한 것들에 때로는 중요한 열쇠가 있기 마련이죠. 매 순간 이루어지지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인 숨, 이것이 우리가 괜찮아지는 마법입니다.




물론 저의 주장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며, 모든 사람들에게(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사람들) 효과가 있다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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