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아픔이 가득한 상자
그만 좀 눌러! 안 그래도 네가 너 스스로 죽였잖아 그게 가려지고 덮는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야 그건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아
그동안 갇혀있느라 힘들었던 거 다 알아
꺼내는 나도 엄청난 용기라고, 무섭단 말이야
처절하고 가엾고 안 됐어요
어떻게 견디며 살았어요..?
선생님,, 저는 매우 두려워요. 이 트라우마를 잊으며 덮고 지냈는데 그럴 수가 없음을 요즘 자주 느껴요. 언젠가는 마주해야 하기에 분리를 시켜야 하는데 제가 그 과정에서 정말 공들여 만들어왔던 나 자신, 나를 잃어버릴까 겁나요. 지금의 나를 잃고 그 트라우마 속에 빠져 돌아 나올 수 없을까 봐 겁이 나요. 이 세상이 무너진다?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 세상과 건물의 주체가 나라면 비유가 적절할 것 같아요
이와 비슷한 상자의 끝은 어떤가요?
그 사람은
해피엔딩인가요?
새드엔딩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