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나이와 콘서트의 상관관계

by 북장

오빠들이 자꾸 '나이'와 '건강'을 말한다.


"춤출 수 있는 거 얼마 안 남았으니까 여러분 꼭 기회 될 때 와 달라. 좀 있으면 못 춘다. 이제 앉아서 노래만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거다. 거짓말이 아니라 음악하고 몸의 속도가 안 맞는다. 우리는 빨리 한다고 하는데 약간 느리다."





오빠들을 꼭 보러 가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일 년에 한 번, 매년 연말이면 콘서트를 해줄 것 같은 든든한 오빠들이다.

하지만 갑자기 올해 아니면 오빠들이 춤추는 걸 못 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 자꾸 나이가 있다는 걸 강조해요, 쭌이오빠.

왜 자꾸 춤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해요, 계상오빠.

왜 자꾸 우리도 건강 챙기라고 잔소리해요, 호영오빠.




추석 때 지오디 콘서트 방송을 본 이후 올해는 꼭 콘서트 가겠다고 노래를 불러놓고 일정 확인을 못 해 티켓팅을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날린 서울 콘서트 후기담들이 내 마음에 불을 질렀다.

오빠들이 또 그렇게 자신들과 팬들의 건강을 걱정했단다.

그럴 만도 하긴 하다.


박준형 69년생 55살, 윤계상 78년생 46살, 안데니 78년생 46살, 손호영 80년생 44살, 김태우 81년생 43살


5년만 있으면 오빠들이 거의 다 50대가 된다.

준형이 오빠는 60살이 되고.

아이돌계의 살아있는 화석이라 부를만한데 매년 투어 콘서트를 계속한다는 건 오빠들 나이에 쉽지 않은 일이리라.


팬들도 오빠들과 같이 나이를 먹었다.

어느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줌마가 되어 있다.

스탠딩을 할 체력과 건강도 안 되고, 연말 가족과의 시간을 조율해서 콘서트를 가기도 쉽지 않아 졌다.




그렇지만 난 가겠다.

오빠들이 자꾸 건강 챙기는 게 불안해서라도 가야겠다.

지오디 콘서트를 함께 다니던 동생들에게 물어봤지만 얘네도 가족에 매인 몸이다.


그렇다면 혼자라도 가겠다.

아니, 가족을 이끌고 가겠다.


남은 좌석을 살피며 콘서트 티켓을 예매한다.

남편과 아이를 넣어놓을 호텔을 예약한다.



"오빠, god는 여전히 살아있는 댄스그룹이라는 것을 보여주세요.

오빠, god는 누구나 인정하는 공연형 국민가수라는 것을 보여주세요.

오빠, 어차피 우리도 나이 들고 있어서 나중에는 다같이 앉아서 노래만 불러도 되니까 건강할 때 마음껏 뽐내주세요.

오빠,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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