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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 뭘 하든 고민하는 편이라
아내는 늘 내게
하고픈 게 있으면 그냥 하라고 했다.
오늘 4Km 떨어진 곳에 무얼 사러 가는데
아침부터 눈이 많이 와
차들이 모두 거북이 걸음이었다.
4Km 가는데 예상 시간 40분.
안전이 제일이지 하며
조심조심 운전하고 있는데
문득 전에 한번 산책 삼아 걸었던
차 한 대만 겨우 다니는 마을 길이 보였다.
'저 길로 가면, 길 막히지도 않고
차도 거의 안다녀서
미끄러져도 다른 사람 다치게 하진 않을 것 같은데
저길로 갈까?
아니야,
저 길로 갔는데 눈이 너무 쌓여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거 아냐?'
혼자서 고민을 거듭하다
불현듯, 고민하지 말고 하고픈 대로 하라던 아내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이미 마음이 저 쪽으로 흘렀는데 가자.
고민하지 말고 결단!'
지옥문이 열렸다.
차 바퀴는 약한 경사에도 헛돌기 시작했고
악셀을 밟으니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약 20여 분을 차 안에서 고군분투했다.
결국 내려서 눈을 좀 치고 나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여봉,
이렇게 다시 자기를 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나 눈 가득한 마을길로 결단력있게 들어섰다가
고립되서 집에 못 돌아올 뻔 했엉"
아내가 이상한데
결단력 발휘하지 말라고
등을 후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