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스푼 하실래요?

세상에 모든 어른이들에게 드립니다.

by 꿈그리다

여름의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오늘!

뭉게구름이 여기저기서 피어오릅니다.

더위가 여전하긴 하지만

이제는 그늘에 서면 선선한 바람이

이마의 땀방울들을 서늘하게 식혀줍니다.

평일 오후인데도 폭염주의보

때문인지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오후에 둘째 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데이트했습니다.

이 녀석 제법 신났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네요.

제 누나는 이미 개학을 했는데

개학하지 않은

이 초등꼬마에게 이렇게 엄마를 독차지할 수 있는 오늘이 소중하기 짝이 없겠죠.

아들과 함께

근처 카페에 가서 한켠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요한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당연히 실내 자리로 잡았겠지만

오늘처럼 살랑바람이 조금이라도 있는 날엔

무조건 야외벤치죠.

강가에 푸른 연잎들이 넘실거립니다.

먼발치에 산 위로 흰구름들이 이리저리

하늘 바다를

유영(游泳)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늘을 보며

구름 그림 찾기 놀이를 합니다.

"앗! 찾았다! 토끼 구름!"

"우왓 여긴 개구리 구름!"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구름 찾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훗! 더위가 웬 말이에요.

개구리가 우릴 보고 웃는 것 같아요.

어라? 개구리 머리 위쪽

그러니까 왼쪽 위에는

하트도 뿅!

오른쪽 아래에는 곰돌이 인형이

개구리를 보고 앉은 모습이네요.

하늘에 숨은 구름 찾기를 하다 보니

우리의 주문 메뉴가 나왔습니다.

짜잔~

달달한 망고에이드와 어마무시하게 다디단 초코빙수입니다. 매우 제 취향이 아닙니다만, 오늘 아들을 위해 어미의 취향 따윈 던져버리기로 합니다. ㅎㅎ

오늘의 주문은 전적으로

아들에게 맡기기로 했어요.

빙수 위에 아이스크림이 ㅎㅎ제겐 푸바오처럼 보여요. (요즘 *튜브 푸바오 영상에 푹 빠진 접니다.

모든 영상을 빼먹지 않고 보고 있죠.)

나란히 놓여있는 숟가락이 정겨워요.

푸바오가 시원한 물놀이 하는 뒷모습 같은

이 초코빙수는 뜨거운 여름 온도에 흘러내립니다.

이렇게 가까이 놓고 보니 흙에서 뒹구는 푸바오

누룽지 된 모습이 상상되어서

저도 모르게 빙그레 웃게 되네요.

아들과 엄마의 구름 찾기 놀이는

이렇게 계속됩니다.

바람에 구름들이 이렇게 저렇게 그 모습들을

바꿔가던 중!

구름놀이에 폭 빠진 이 어미는 하늘 위로

숟가락을 번쩍 듭니다. 뭐 하는 짓이냐고요? ㅋㅋ

구름 한 스푼 하실래요?
설래쥬?
아~ 하세유!
한 스푼 입에 들어가유~

그리고 또! 한 스푼~ 아~하세유!

입에서 사르르 놓는 '구름 아이스크림'입니다.

구름 아이스크림 숟가락에 올리느라 애쓰는 엄마를 보며 옆에서 아들이 큭큭대며 웃습니다.

음~ 이리 보니 울애기 입에 넣어주던

밥 한 숟가락 같기도 하고요.

이렇게 우리의 오후는

구름과 함께였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너무 예쁜 하늘이에요.

산 뒤로

엄마곰이 아기곰을

안고 있는 것 같은 저 구름!

보이시나요?

쉿!
있잖아요, 비밀인데요!
착한 어른이들에게만 보인데요.


오늘도 뜨거운 여름 살아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상이 바쁘고 어려운일 투성이지만
"우리 가끔 하늘을 보아요."
하루의 오분만이라도 파란 하늘 보며
어깨 쫙 피고 위로 받는 여러분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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