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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봄과 여름
13화
비밀 품은 흑진주
버찌
by
꿈그리다
Jun 21. 2023
영롱하게 까만 네 얼굴에 반해
발걸음을 멈추고 살짝
기울어진
너의
가지 끝에 손을 얹는다.
잘 익은 열매에
'반짝
'
나의 얼굴이 비추인다.
마알간 너의 열매가
유독
이 아침에는
더욱
아름답구나.
하늘거리는 꽃 뒤에 만난 버찌
2월의 꽃샘추위 이기고 나와
핑크빛
터널을 선사하더니
어느새 이리 귀여운 열매들을 달았구나!
'천천히!
'
라는 푯말이 무색하게도
눈부시게 아름답던 꽃잎들을
부리나케 떨구고,
그 떨군 자리에
하나둘씩 쏘옥 나온 버찌 열매들
너의 모습은 마치
조개가 오래도록 품어 준
흑진주 같아
숲길에서 만난 흑진주 버찌!
한 잎 베어 무니
혀끝에 달달함이 묻어난다.
큰 벚나무 옆구리에 빼꼼
아침 이슬을 잔뜩 머금은 채
까무잡잡한 너의 얼굴을
맘껏 뽐내고 있구나!
빛나는 너의 얼굴에
온갖 동네 비밀이야기 다
품었구나.
앞집 사는 일곱 살 영희
간밤에 이불에
지도 그린 이야기.
건넛마을 진구의 짝사랑 이야기
이틀 전, 이웃집 경미가
몰래 제 동생 저금통 털은 이야기
옆집 철수랑 몰래 데이트하고 있는
삼거리 양장점 수희네 언니
-바람에 나부끼는
동네이야기들을
네 열매 속에
깊이 품었구나.
아침이슬 머금은 버찌 두 알
붉다 못해 까만 열매
눈부신 여름햇살
버찌가 익어가는 과정이 한 눈에
한때는 이토록 붉었던 너
누가누가 더 빛나나
완두콩 만한 초록열매가
빨강, 보라, 흑진주 빛깔로
반들반들하게
무르익어가는 계절!
버찌길
길 위로 떨어진 열매들이
깔아준 이 검붉은 버찌길
!
자연이 선사한 레드카펫이로다.
글, 사진 : 꿈그리다
keyword
열매
얼굴
벚꽃
Brunch Book
꿈꾸는 봄과 여름
11
6월의 열매
12
살구향 짙게 풍겨오는 아침
13
비밀 품은 흑진주
14
연잎과 무지개
15
비가 지난 그 자리
꿈꾸는 봄과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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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에서 계절을 담아내는 초록예찬가, 사계절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아름다운 사계절의 소중한 순간을 글로 씁니다. 전지적 계절 관찰자시점 -자연관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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