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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봄과 여름
15화
비가 지난 그 자리
7월의 시작
by
꿈그리다
Jul 1. 2023
밤새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가
날이 밝아서야
멈추었습니다.
비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던 나뭇가지들은
이젠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아와
매무새를 다듬고 있습니다.
뒤죽박죽 서로
헝클어진
잎사귀들을
하나씩
펼친
뒤, 행여 상처 난 곳이 있나 살핍니다.
힘찬 빗줄기에 잘려나간 잎자락은
따스한 아침 햇살 아래 잘 말려 치료해 줍니다.
PHOTO BY 꿈그리다
어느덧
강가에 모락모락
물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강물 속까지 훑고 지나간 초여름 장맛비는
깊은 물속까지 대청소를 했나 봅니다.
뿌연 황톳물이 다시 잔잔하고 맑은 강물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
맘씨 좋은 물안개가 포근히 안아줍니다.
PHOTO BY 꿈그리다
이른 아침,
숲과 강에게 주어진 소중한 치유의 시간!
숲 속의 모든 이들이 조용히 저마다의 방법으로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PHOTO BY 꿈그리다
햇살이 퍼지자 흙냄새가 솔솔 올라옵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나무 밑둥앞. 누군가 놀고 간 흔적이 보입니다. 갑작스런 비로 숲 속요정들의 나뭇잎 티파티가 중단되었나봐요. 나즈막한 나무 밑둥 테이블 삼아 삼삼오오 티파티 하던 요정님들 헐레벌떡 자리를 떴을까요? 나뭇잎 카드게임을 한 걸까요? 나무 밑둥 테이블 위로 예쁜 나뭇잎들이 미처 정돈되지 못한 채 뒹굴고 있습니다
.
땅속으로 들이찬 물 때문에 무너진 집을
열심히 수리하고 있는 개미군단들
호우로 잃어버린 거미줄을
다시 열심히 치고 있는 거미들
PHOTO BY 꿈그리다
장맛비가 지나간 숲은 이토록 매우 분주합니다.
찰박찰박 물 머금은 숲길을 걷노라니
누군가 걸은 흔적들이 보입니다.
사람발
날짐승들의 발
그리고, 고라니의 발
모든 발자국들이 저마다
다른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
어디를 향하는 발걸음일까요?
아마도 간밤의 비로 제 집 찾느라
모두 매우 바빴나 봅니다
.
PHOTO BY 꿈그리다
빗물이 남기고 간 흔적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만나게
됩니다.
동그란 빗물웅덩이에
하늘 품은 풍경화가 담겨있네요.
비가 그려준 파란 하늘 그리고 뭉게구름과 함께
이렇게 제게 7월이 찾아왔습니다.
PHOTO BY 꿈그리다
keyword
풍경화
아침
비
Brunch Book
꿈꾸는 봄과 여름
13
비밀 품은 흑진주
14
연잎과 무지개
15
비가 지난 그 자리
16
초록을 담은 열차
17
다섯 잎 클로버
꿈꾸는 봄과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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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에서 계절을 담아내는 초록예찬가, 사계절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아름다운 사계절의 소중한 순간을 글로 씁니다. 전지적 계절 관찰자시점 -자연관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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