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담은 열차

이번 종착역은 푸른 산역입니다.

by 꿈그리다
마지막 종착역을 향하며 By 꿈그리다


빼곡히 승객들을 태운 전동차가

플랫폼에 들어옵니다.

출발을 알리는 안내방송에 후닥닥 몸을 실은 채

나는 덜컹이는 전동차를 타고 복잡하고 어지러운

도심을 열심히 빠져나옵니다.

북적이는 실내에는

콩나물시루 속 콩나물 마냥

빽빽하게 선 채로

피곤에 찌든 많은 이들이 몸을 지탱하려

머리 위의 손잡이를 꼭 잡습니다.


한 시간 남짓을 전철과 함께

나의 몸도 흔들거립니다.

긴 호흡... 후우-더얼컹

짧은 호흡. 하-덜 컹


종착역이 가까울수록 전철 안 공간에는

환한 빛이 들어오고,

승객들이 내릴 때마다 빛은 조금씩

자리를 넓힙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간 전철 창밖으로

푸른 능선이 펼쳐집니다.

창문으로 스며 들어오는

오후 햇살이 눈이 부십니다.


주인을 잃은 전철 손잡이들이

경쾌하게

전동차 덜컹이는 소리에 맞추어

좌로 우로

연신 흔들거립니다.


"이번 종착역은 푸른 산역입니다.

내리실 분은 오늘의 모든 걱정 근심을

내려 두시고

내리십시오.

내리실 문은 오른쪽 햇살 가득 창가 쪽입니다.

싱그러운 역으로 가실 분들은 푸른 산 역에서

맑은 공기행 전철로 갈아타십시오.


오늘도 편안한 쉼으로 가는 행복열차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역은 외로움과 미움으로

타는 곳과 전동차 사이가 넓습니다.

발 빠짐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오늘도 어김없이 초록 능선을

마주하고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창문을 통해

나는 또다시 편안한 쉼을 맞이합니다.

다시 만나 반가운

따뜻한 나의 보금자리

푸른 산!



By 꿈그리다



p.s 오늘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낸 모두에게 전합니다. 오늘도 잘 살아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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