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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로운 인간 Apr 22. 2024

시 쓰기가, 언제부터 부끄러웠던가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를 쓰는 일이 한때는 영혼의 소통이었으나,

이제는 조롱의 대상, 부끄러움의 씨앗이 되었어


기능적인 말들을 선호하고,

직설적인 표현만이 가치를 가지는 세상에서,

시적인 언어는 과도하고,

감성은 과잉으로 여기니,

시를 사랑하는 마음도 숨기게 되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과 성과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곳에서

시는 그저 무용한 장식처럼 여겨지고

시를 쓴다는 것 자체가

남다른 이상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공감과 위로를 주던 시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숫자와 데이터가 우리의 언어를 대신 말하네

심장이 아닌 머리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상에서

그 속에서 시의 가치는 희미해지네


하지만 아직도, 어두운 밤 조용히,

시를 사랑하는 이들은 종이 위에

감정을 풀어놓고

공개적으로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그들의 방에서는 여전히 시를 쓰네


이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시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각자의 내면에서,

진실을 말하고, 위로를 건네며 존재할 거야.

부끄러움을 넘어,

진정으로 소통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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