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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로운 인간 Apr 19. 2024

시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시를 잊은 그대에게

아침 하늘에 뜬 구름처럼

그렇게 시는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는 그저 무심코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시의 속삭임을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되었다


시가 사라진 세상에

마음의 감정이 메마르고 생각의 강이 마르고

창의력의 샘물이 마르고 영혼이 사막화되었다


말들이 그저 통과하는 바람이 되고,

감동이란 추억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먼지 쌓인 책 속의 단어처럼 기억될 것이며

아련한 기억 속에서만

시의 따스함과 슬픔을 떠올리며,

조용히 그리워하리라


시가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감정의 무늬를 잃은 채

기능적인 도구로 전락해

진실의 소통은 창이 닫히고

서로를 이해하기보다는,

그냥 지나치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아직, 시는 우리 곁에 있어,

그 소중함을 아는 이들은,

시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하기보다,

시를 쓰고, 읽고, 사랑하는 일에 더욱 몰두하리라


시가 우리 곁에 머무는 한,

우리 세상은 여전히 풍부하고,

여전히 따뜻하며, 여전히 자유로울 테니까.

시가 사라진 세상이 아니라,

시로 가득 찬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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