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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사로운 인간 Apr 24. 2024

시는 죽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는 죽었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도시의 소음 속에
시의 마지막 숨결이 조용히 사라졌다고


화면의 빛 속에 흡수되어
더 이상 종이 위에서 빛나지 못하고,
빠르고 요동치는 삶 속에서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아무도 시를 읊조리지 않고,
서점의 시집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단지 먼 옛날의 장식품처럼
시대의 뒤편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정말 시는 죽었을까
시는 단지 변화의 옷을 입고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한다


디지털 화면 속, 영화의 대사에서,
노래의 가사 속에 스며들어
새로운 형태로 우리와 함께 호흡한다

시의 죽음을 선포하기에 앞서,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 쉬는 말과 글을 지켜보며 깨달아야 한다


감정을 표현하고, 사고하며, 대화하며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무엇인지

시는 다른 의미로 죽었다
종이 위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죽음이 기억과 기록으로 존재하듯

그렇게 우리 주변 구천을 떠도는 게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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