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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븐 Sep 29. 2024

잘하는 일 VS 하고 싶은 일

기존의 안정감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새로운 길을 안 가본 후회

나는 겁도 많은 90년대생이다. 


90년대에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대부분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또한 비교당하며 유년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높은 성적, 좋은 학벌, 많은 연봉만을 인생의 목표로 달려왔을지 모른다. 나 또한 그랬었고, 그때 한참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고민했었다.


어떠한 직업을 TV에서 우연히 보고 나도 저런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꿈이 그저 생각에서 그쳐버린 이유는 미리 알지 않아도 되었을 수많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 직업에 관심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평균 연봉을 검색창에 입력해 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보이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평가들은 내가 그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도 전에 포기하게 만든다. 


"초봉이 3000도 안 되는 걸 학교까지 갈 필요가 있나" 
 "오래 하면 직업병 생긴다"
"여자가 또는 남자가 되기 하늘에 별따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집에 돈 또는 인맥이 없으면 못한다"


이러한 말들은 내가 그 직업이 어떠한 일을 하고 의미를 갖는지 알기도 전에 최종 결론을 내리도록 만들었다. 과거의 어리석은 나는 이러한 넘쳐나는 평가 속에서 정신을 잃고 아주 큰 잘못된 결정을 최선의 결정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대학교 전공 선택이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수학을 좋아했고, 또한 잘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고등학교 때는 이과를 선택했고, 성적에 맞춰서 넣은 전공들은 모두 공대였다. 그렇다고 내가 물리를 좋아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과는 의대 또는 공대를 가야 돈을 잘 벌고 미래의 내가 잘 먹고 잘 산다고 해서 난 그냥 단순하게 선택한 것뿐이다. 


당연히 수학과도 잠시 생각했지만, 그때 들은 나의 머릿속에는 이런 말들이 맴돌았다. 

수학과 졸업하면 취업이 힘들다.
수학과에는 수학 천재들이 가야 한다.
수학을 좋아해서 높은 연봉받으려면 박사까지 공부해야 한다

그 당시의 나는 겁쟁이 중의 겁쟁이였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는, 사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남들에게 보여줄 때 폼 나는 경로로 나의 진로를 결정했다. 대학생활을 하며 나는 전과를 4년 내내 고민했다. 공대 공부가 힘들어서라기보다는 재미가 크게 없었다. 그래도 나중 미래를 너무나도 걱정했던 그 당시의 나는 성적 관리에도 열심히였다. 성적 장학금도 받으며 다녔기 때문에, 내가 이 전공에 아예 소질이 없다고 느끼진 않았다. 오히려 나는 이 전공을 싫어하지만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느꼈던 것 같다.


나는 이 일을 싫어하지만, 잘할 수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사실 너무 싫었던 내 전공을 공부하며 대학교 4년을 채울 수 있었던 이유는 전과 또는 대학 포기에 대한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 조차 보장되지 않은 길이 두려웠다. 응원받지 못하는 길을 혼자 가기란 쉽지 않았고, 두려움을 이겨낼 만큼의 용기는 없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보이지 않은 미래에 나의 재미, 흥미만을 위해 안정적인 환경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나 또한 그랬었지만 지금은 엔지니어, 스페셜티 커피 바리스타, 호텔 쉐프라는 직업 변천사를 겪으면 달라진 나의 생각을 글로 전달해보려 한다. 



특히, 현재 새로운 길을 선택하려 하지만, 응원하는 사람도 없고 두려움만 가득한 분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내 글을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만 손재주 없고 이과적인 사고를 가진 내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요구되는 스페셜티 커피와 요리를 일로 하게 된 과정을 보면 아주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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