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튜버 일 년 반, 접을까?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by 필우

"아빠! 책 좋아하니까 북튜버 한 번 시작해봐?"

딸이 던진 말에 에이, 내가 무슨 유튜버를, 하고 흘려들었습니다.


"책 출간을 목표로 하신다면 나중을 위해서 유튜버 채널도 운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몇 달 후, 도서 출간 컨설팅을 해 주던 강사가 하는 말에는 솔깃해졌습니다. 그래 한 번 시작해보자.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책 읽고 기록하는 습관은 몸에 붙었으니 동영상만 제작해서 업로드하면 되지 않겠나, 처음에는 만만하게 봤습니다. 북튜버 잘해서 광고받으면, 퇴직 후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 꿈꿨습니다. 일 년 지나고 보니 동영상 만드는 일은 저의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 일이었습니다. 초라한 구독자 수와 시청시간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접을까?


채널 개시 일 년 반만에 구독자 294명


채널 개시 후 일 년 간의 실적을 돌아보면 초라하다. 2021.4.3. 일 채널을 게시하고 나흘 후에 첫 동영상을 게시하였다. 딱 일 년 반이 지난 2022.9월 기준, 구독자는 294명이고 시청시간은 800시간입니다. 동영상 조회수는 더 초라합니다. 게시된 동영상은 50건(짧은 동영상 제외)이지만 조회수 100회를 넘지 못하는 동영상은 부지기입니다.


희망을 가지게 하는 신호도 있습니다. 가뭄 속에 단비처럼 조회수가 일천 회가 넘는 동영상이 세 개입니다. '김상욱의 양자 공부(7.5천회)', '존 리의 부자 되기 습관(6.5천회)',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2.5천회)' 동영상은 보통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를 보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매우 의아합니다. 유튜버의 알고리즘은 요사스럽습니다.


동영상 제작 부분에도 발전이 있었습니다.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의 오류를 스스로 깨우쳤고 자동 자막 기능을 사용해서 편집 시간을 줄였습니다. 화면 전환 기능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에필로그와 프롤로그 동영상을 제작해서 앞뒤로 배치했고 중간에 영상을 끼워 넣어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유튜버의 길을 가려는 것은 퇴직 후 고정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수입이 발생할 싹이 'NEVER', 보이지 않습니다.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 시간에 비하면 성장 속도는 굼벵이가 구르는 정도입니다. 접을까?


퇴직 후 임시 계약직이 되려는 자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의 고정 수입을 확보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즐거운 계약직 노익장이 될 수도, 돈에 끌려다니는 노인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자 되기 습관이 있다고 하는 존 리와 부자 아빠가 되는 비결을 말하는 로버트 기요사키가 생각납니다.


존 리의 <부자 되기 습관>


“당신은 열심히 일하는 데 왜 돈에 쪼들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중략) 돈에 대해 배우지 않기 때문이다.”


존 리는 월가에서 펀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쌓은 경험을 축적하여 자신만의 철학으로 만들었습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대표를 맡고 나서부터 한국인의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힘썼습니다. ‘경제독립 버스’를 타고 전국 투어를 하면서 일천 번 이상의 강의를 하고 4만 명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37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부자 되기 습관>이라는 책에서 ‘당신이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와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당신을 위해 일하게’ 하는 방법, 경제독립을 위한 과정을 10단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주된 내용은 주식투자에 관한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주식투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고파는 주식과는 다릅니다. 저자는 주식은 테크닉, 즉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라고 합니다.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은 참을성의 싸움이라고 강조합니다.


“주식투자는 재테크가 아니다. ‘테크닉’이 아니란 뜻이다.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모으는 것이다.”

“좋은 기업의 주식을 흔들림 없이 보유하는 것, 그것이 훌륭한 투자가가 되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모으기만 하고 팔지는 않는가? 저자가 말하는 매도 시점은 세 가지 경우일 뿐입니다. “첫 번째는 주가가 회사가치보다 과도하게 오르거나, 시장에서 소위 테마주 등으로 불리며 유행에 따라 올랐을 경우다. 두 번째는 지배구조의 심각한 변화 등 회사를 장기적으로 보유할 이유가 없어진 경우다. 세 번째는 사고 싶은 다른 좋은 주식이 생겼을 때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읽은 지 20년, 난 아직도 그저 그런 아빠


저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20년 전에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고 제법 긴 독후감을 쓴 적이 있습니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은 부자의 사고방식과 현금흐름의 이해, 투자의 단계, 자녀교육법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즉 금융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자신을 통제하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행동하라고 충고합니다.


“이 책의 돈에 대한 이야기는 내 인생을 좀 더 진지하게 살라는 충고로 들린다. 내가 직장에서 단지 열심히 충성을 다해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직장에서 퇴직 후, 나와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현재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2001.8.6.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독후감 일부)


20년 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을 읽고 실천했더라면 제게 ‘부자 되기 습관’이 붙었을 것이고 저는 존 리의 책을 읽을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현재의 제 자산은 그때보다 조금 늘었을 뿐입니다. 부자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책이 필요 없다면 무엇이 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자각입니다. 시간에 대한 자각입니다. 시간이 간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시간은 저절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은 우리의 모습과 체력, 기억을 갉아먹으면서 흘러가는 것입니다. 어느 날 TV에 출연한 유명 연예인을 보고 세월이 비켜 갔다고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그(그녀)에게는 돈이 있었습니다.


시간과 인생의 함수에서 돈이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돈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돈이 있다면 우리의 모습과 체력, 기억을 덜 잃어버리거나 시간 자체를 즐길 수가 있습니다.


저는 늦게 자각했습니다. 늦었다는 것보다는 자각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몇 년 후에는 지금 제가 가진 많은 것들을 더 많이 내려놓고 홀로 시간과 맞서야 합니다. 저는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존 리의 책은 저의 방향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북튜버 접지 않겠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들려준 부자 아빠에 관한 이야기를 20년 동안 나는 묻어두었습니다. 체계적으로 돈에 대하여 공부했더라면 지금쯤 부자 노인에 관한 책을 쓰고 있었으리라. 이제 유튜버 일 년 반 했습니다. 딱 오 년 만 더 해보겠습니다.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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