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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교단에서 새로운 시작으로

by 윤근관쫑아빠

칠판 앞에 서서 보낸 12,045일의 시간이 이제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아침마다 울리던 알람, 학생들의 웃음소리, 분필 가루 묻은 손, 그리고 교무실의 익숙한 냄새까지. 이 모든 것들과 작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 저는 지금의 제자들 나이였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서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의 열정과 두려움, 설렘과 책임감이 뒤섞인 감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후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고, 때론 저도 그들에게 배우며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교직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제 정체성이자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학교로 향하는 길, 학생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 교과서 너머의 삶을 가르치려 했던 순간들. 이 모든 것이 저를 '교사 쫑아빠'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 인생의 다음 장을 넘길 시간이 되었습니다.


은퇴. 이 단어를 처음 의식적으로 마주했을 때, 한편으로는 자유로움에 대한 설렘이, 다른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교단을 떠난 후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제 일상의 리듬이 완전히 바뀐다면, 저는 그것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나눌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질문들에 대한 저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입니다. 은퇴를 앞둔 교사로서,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장을 준비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고민과 발견, 준비와 도전을 담았습니다. 재정적인 준비부터 심리적 전환, 건강 관리, 새로운 취미와 열정 찾기까지, 은퇴라는 큰 변화를 맞이하는 과정의 모든 면면을 솔직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이 기록이 단지 제 개인의 기억 보관함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여정을 걷고 있는 다른 교사들, 혹은 인생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동반자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나이 듦과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또 다른 가능성과 성장의 기회임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33년의 가르침 이후, 이제 저는 배움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인생 2.0을 설계하고, 새로운 꿈을 꾸고, 또 다른 열정을 발견하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교단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한 교사의 기록,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쫑아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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