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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Me Before You 2016

영화 리뷰

by 미아




미 비포 유

감독 테아 샤록 출연 에밀리아 클라크, 샘 클라플린

개봉 2016. 06. 01.




영화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2016)>는 영국 소설가 조조 모예스(Jojo Moyes)가 2012년 출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임시 간병인으로 고용된 루이자와 존엄사를 준비하는 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사람 사이에서 뜻밖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6개월 동안의 뜻깊은 여정을 그린다.



Sam Claflin and Emilia Clarke in Me Before You (2016)


You are pretty much the only thing that makes me wanna get up in the morning.


당신은 아침에 눈을 뜨고 싶게 하는 유일한 존재죠.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는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카페에서 6년째 일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카페 문을 닫는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직장을 잃는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던 루이자는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였던 전신마비 환자 윌(샘 클라 풀린)의 6개월 임시 간병인 일을 시작하게 된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고, 맹수들의 싸움터 같은 M&A의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던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는 오토바이 사고 이후 ‘전신마비 환자’가 된다. 첫날부터 마음의 문을 닫고 루이자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윌은 처음부터 대놓고 까칠하게 대한다. 윌은 이유 없이 루이자를 미워하고, 루이자는 그런 윌이 끔찍하다. 하지만, 둘이 함께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늘어나면서, 루이자는 윌의 까칠함에 윌은 루이자의 엉뚱함에 익숙해져 간다. 루이자의 순수한 마음에 윌도 차츰차츰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루이자와 교감을 나누게 된다.


윌은 자신의 촉망받던 시절의 삶을 몹시 그리워하고, 전신마비가 된 후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비참한 삶을 스스로 정리하기 위해 존엄사를 준비한다. 윌이 존엄사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루이자는 윌의 결정을 번복시키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려 노력한다.



You are scored on my heart, Clark...

당신은 내 심장 깊이 새겨져 있어요, 클라크...



이 영화 <미 비포 유>는 존엄사라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루이자와 윌의 사랑의 여정을 따라가며 로맨틱 코미디로 밝게 풀어낸 작품이다.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였지만, 지금은 전신 마비가 되어 존엄사를 준비하고 있는 윌과 패션 공부를 하고 싶은 자신의 꿈보다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작은 마을 카페에서 6년 동안이나 일하던 루이자가 만나 6개월 동안 동행하는 이야기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처음에는 성격, 패션 감각, 영화 취향, 살아온 환경 등 여러 가지로 서로 대비되는 부분들이 많아 둘의 만남이 삐걱거린다. 하지만, 윌이 루이자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채고 점차 마음을 열게 되면서 영화 내내 설렘 가득한 장면이 펼쳐진다. 서로 다른 부분이 오히려 끌림으로 여겨지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자막이 없는 영화를 즐겨 보던 루이자가 윌과 함께 자막이 있는 영화를 보며 감동하는 장면 이후 이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윌은 겉으로는 까칠하게 행동하고 무심한 채 루이자를 대하지만, 처음 본 순간부터 이미 사랑에 흠뻑 빠져 모든 신경이 그녀를 향하고 있다. 루이자가 살면서 알지 못하던 것들을 툭툭 건드리며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려 애쓰는 모습, 또 루이자가 말하는 사소한 것들까지도 놓치지 않고 모두 기억하고 있다가 챙겨주는 윌의 모습을 볼 때 그가 진심으로 루이자를 걱정하고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루이자도 윌이 존엄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처음에는 충격을 받고 그를 떠나려 하다가 다시 그를 위해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간병인으로서의 책임감이라기보다는 그를 향해 더없이 애틋한 사랑을 품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영화 초반부, 가난한 루이자와 장애가 있는 부유한 윌의 만남이 신데렐라 이야기나 캔디 이야기처럼 부유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성공하는 흔한 로맨스로 여겨져 식상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 진심 어린 마음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고심하고 그 꿈을 이뤄주려 노력하는 모습에 이 둘의 아름다운 사랑이 오래 지속하기를 바라는 심정이 커졌다. 어느 순간 나도 루이자의 바람처럼 윌이 마음을 바꿔 루이자 곁에 남아 둘이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게 되었다.


윌은 이전의 자신의 삶을 몹시 그리워하며 매 순간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사랑하는 루이자에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미래를 선물해 주고 싶어 한다. 더 나아질 수 없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존엄사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그의 선택이 무엇보다 애처롭고 안타깝다. 윌의 선택이 무엇이든, 그 결정 과정에서 루이자가 윌을 더 이해하기 위해 겪는 진통과 심경의 변화가 이 영화에서는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넘어 더 근본적인 삶과 죽음에 대하여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다시 찬찬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의미 있는 영화라서 더 진한 감동이 있다.


영화에서는 영화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삭제되거나 함축된 내용들이 더러 있는데 소설 원작에서는 좀 더 세세하게 묘사된 사건 전개와 과정, 촘촘한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찾아볼 수 있다. 윌과 루이자가 서로 사랑하면서 겪는 다채로운 사건들 속에서 마주하는 더 자세한 심리 변화가 궁금하면 원작 소설을 찾아 비교하며 보는 것도 추천한다.



Don't think of me too often. I don't want you getting sad. Just live well. Just live. I'll be walking beside you every step of the way. Love, Will.

내 생각은 너무 자주 하지 말아요. 당신이 슬퍼지는 건 싫거든요.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당신의 걸음걸이마다 함께 걸을게요. 사랑을 담아서, 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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