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약 복용 2일 차 후기
2025.07.12
약을 먹고 가장 크게 체감했던 건 주변이 조용해졌다는 점이다.
매번 머릿속에서 혼자 강연하는 기분으로 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조용하다. 세상의 소리도 그동안 느꼈던 것보다 데시벨이 훨씬 줄어든 기분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좀 차분해진 걸 느낀다.
이게 의사가 약을 지어주고 약을 먹음으로써 내가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날 이렇게 믿게 만든 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먹기 전과 후의 분명한 차이점은 존재하는 것 같다.
나는 평소에 말을 굉장히 빨리 하는 편이다. 엄마는 가끔 내가 말하는 걸 들으면 숨도 안 쉬고 말해서 숨이 넘어갈 거 같다고 한다.
내가 그동안 말할 때는 한 템포 쉬고 다음 문장을 말하는 게 그냥 안 되는 일이었다면, 약을 먹고 난 뒤에는 뭔가 말을 똑바로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냥 뇌피셜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약간의 두통을 동반한다고 약 부작용에 적혀있었는데 두통이 존재하긴 하지만, 최근 들어 계속 불면증에 시달리는 중이라 새벽 4~5시에 자고 9시에 깨고 다시 잠들고 12~1시에 일어나기를 반복해서 이게 잠을 못 자서 아픈 머리인지 약을 먹어서 아픈 머리인지는 아직까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시간이 더 지나서 바이오 리듬이 잡히고 나면 확실해질 것 같다.
다른 것보다 2일 차에 확실히 느끼는 것은 식욕이 없다. 정말 배가 안고프다.
이것도 메디키넷(ADHD약) 부작용 중 하나라고 하는데, 처방받기 전 ADHD약에 대한 설명에는 식욕이 없어질 수 있다고 적혀있다.
선생님 왈 아마 아침에 약을 먹으면 점심시간 때쯤 입맛이 없을 거라고 하셨는데, 아침에 먹을 약을 11시쯤 먹으니 요즘 밥 먹는 시간대인 초저녁쯤에 입맛도 없고 배도 안 고픈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내 밥은 거의 과일이다. 매일매일이 과일 파티라 행복하긴 하다. ㅋㅋㅋㅋ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고 다이어트도 같이 하고 있는 시점이라 오히려 좋다는 마음인데
생각보다 더 안고파서 신기해하고 있다.
다이어트약을 먹어보지 않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다이어트 약을 먹으면 이런 느낌일까?
한동안 ADHD 약을 먹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장 많이 보였던 후기가 "세상이 조용해졌다."라는 말이었는데, 이걸 직접 느껴보니 생각보다 더 신기하다. 내가 다른 소리에 신경을 안 쓰고 살 수 있다니. 그래서 갓 태어난 새끼 조랑말 마냥 적응하고 있다. 이 조용한 세상에.
물론 약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주변이 좀 시끄러워지기는 한다.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냐... 진짜루...
어찌저찌 2일 차 후기는 끝!
[ ADHD 호소인이었다가 진단받은 스물 하나의 ADHD 약 복용일지! ]
( ADHD 짤은 재미로 넣고 있으니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