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상태로 가족 여행 다녀왔습니다.

ADHD약 복용 + 강릉 여행 후기

by 채뭉글
2025.07.30


[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이야기에는 약 복용 후기도 들어가지만, 대부분 여행 이야기가 채워질 것 같다. ]


여름 성수기, 그것도 가장 피크인 시기에 가족 여행을 떠난 건 올해가 처음이었다.


그전에는 딱 피크가 되기 전에 미리 갔다 오거나 한참 지난 9월, 가을에 떠나기 일쑤였다. 그래서였을까. 사람이 그나마 없을 것 같은 평일에 잡아서 간 여행이었는데 사람 구경을 하러 갔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목적지는 강릉이었다. 우리 집에서 강릉역으로 가려면 서울역에서 KTX를 타야 했다.


서울역에서 강릉으로 가는 열차의 수가 훨씬 많아서 서울역으로 향했는데, 매번 행신역에서 KTX를 탔던 나는 서울역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리는 줄 몰랐다.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서울역은 서울역이구나

였다. 그러니까 아무리 집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해도 서울역은 정말... 상상 그 이상으로 사람이 많았다.


앞에 내용이 이렇게 긴 이유는 지금부터 적을 간단한 말을 위한 빌드업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나는 이날 아침에 약을 먹고 나갔다. 콘서타의 특성상 12시간 동안 천천히 약물이 빠져나오는 약이라서 먹자마자 스파크가 튀듯한 느낌은 없다. 그래도 그 많은 인파 속에 서 있으면서 내가 신기했던 건 생각했던 것보다 나 스스로 느끼기에 내가 덜 산만했다. 정확하게는 내 주위가 덜 산만하게 느껴졌다.


보통의 사람들도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시끄럽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지만, 내가 느끼는 많은 인파 속에 있는 느낌은 당장이라도 이곳을 빠져나가야만 할 것 같은 소음과 혼이 빠져나갈 듯한 산만함이었다.


가만히 있는데 모든 사람이 내 기를 모기처럼 쪽쪽 빨아가는 느낌,,


약 덕분인 건지 내가 약을 먹어서 그렇게 느끼는 건지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그 느낌이 덜한 건 확실했다.


강릉역 도착!


강릉에 도착하고 나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시장이었다.

이번 여행은 사실 호캉스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먹을 걸 잔뜩 사서 호텔로 향할 예정이었다.


KakaoTalk_20250805_203209755_01.jpg 강릉 중앙 시장!!


앞서 서울역까지는 사람이 많아도 괜찮았는데, 더운 날씨에 계속 섞이는 음식 냄새를 맡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시장은 솔직히 말하면 너무 힘들었다. 약을 먹고 안 먹고의 차이보단 날씨 탓이 굉장히 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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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순대(좌) 호떡 아이스크림(우)


그래도 어찌어찌 사서 먹었던 호떡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오징어순대를 포함해서 몇 가지 음식들을 더 산다음에 양손 두둑이 들고 호텔로 향했다.

오징어순대는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긴 한데 썩 내 취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KakaoTalk_20250805_203209755_04.jpg 호텔 방에서 바라본 바다!

우리가 머무를 방은 원래 4층이었는데 강릉시에서 주최하는 축제 때문에 소음이.. 정말 너무 커서 쉬러 온 우리의 입장에선 쉴 수가 없을 정도의 소음이었다. 그래서 방을 16층으로 바꾸고 위에서 다시 바다를 바라봤는데...!!! 너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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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도 보러 나가고 진짜 좋은 시간이었다!


KakaoTalk_20250805_203209755_08.jpg 엄마 아빠랑 야식 먹부림-!


여행 첫날은 밤늦게 먹부림 하면서 마무리!


2025.07.31


둘째 날은 하루 종일 호텔 수영장에서 놀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으로 배 빵빵하게 채우고 곧장 수영장으로 가서 계속 놀았다. (진짜 역대급 미라클 모닝이었따..)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정말 많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이때도 그렇게 시끄럽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한 것 같다. 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인피니티 풀이라는 곳이었는데 천장이 아예 뚫려있는 공간이라 소리가 한대 모이지 않아서 그렇게 느낀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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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완전 햇빛이 쨍쨍한 날은 아니라서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오히려 햇빛이 많이 없어서 놀기엔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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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물놀이하고 먹으로 온 횟집!


진짜 너무 맛있었다...


2025.08.01

여행 마지막 날!

이 날은 호텔 체크 아웃하고 아르떼뮤지엄을 구경하러 갔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날씨가 진짜 살인적이었다. 이 정도면 정말 지구에 뭔 일이 생긴 거라는 말을 수십 번은 한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아르떼뮤지엄에선 핑크문 페스타라는 걸 했는데, 정말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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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온 세상이 핑! 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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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온통 거울로 이루어져 있었다. 걸으면서 헷갈릴 정도로..


피아노도 있길래 기억을 끄집어내서 summer 도 쳐줬다.


KakaoTalk_20250805_203209755_15.jpg 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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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둘러보고 나서 못 참고 고래 칭구도 데리고 왔다.




이번 이야기는 복용 후기보단 여행 후기에 좀 더 가까운 글이 된 것 같지만,,


바로 전 화에서 이야기했듯 병원을 가는 기간이 줄어들수록 일상의 이야기가 늘어나게 될 것 같다.


adhd를 진단받고 약을 먹은 지 오늘(2025.08.05)을 기준으로 딱 1달이 되어가는 것 같다. 약을 복용하면서 느끼는 건 어쨌든 복용하고 있는 나 자신의 마음 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어떻게 상황이 흘러가든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일지를 쓰는 가장 큰 첫 번째 이유는 내가 스스로 변화를 알기 위해서고 두 번째 이유는 나와 같은 이들이 너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 나를 보면 정말 아무런 문제없는 평범한 한 명으로 보겠지만, 본인의 상태는 본인이 가장 잘 알 수 있으니까. 조금의 이상이나 문제가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이 들면 제삼자의 눈치를 보는 것에 초점을 두지 말고 자신의 몸과 마음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


더운 여름에 다들 아프지 말기를!


이번 주 복용 일지 겸 여행 일지 끝!


[ ADHD 호소인이었다가 진단받은 스물 하나의 ADHD 약 복용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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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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