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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글 Oct 25. 2022

1년 간의 캐나다 정착 이야기

2021년 5월 28일 기준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해외여행을 제외하고 캐나다 땅을 밟은 것이 첫 해외 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캐나다 컬리지에서 EAP(English for Academic Purposes)부터 시작해서 본과 레벨 1과 2를 마치고 현재는 4개월 코업 중입니다. 캐나다에 온 지는 1년이 조금 넘었고, 계획 대비 나름 바른 정착과 즐거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정착에 성공한 1년간의 캐나다 생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은 다르고, 필자의 기준에서 성공적인 정착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해외 생활 경험이라곤 1도 없었다. 그래서 그만큼 많이 두려웠고, 정말 두려웠고, 진짜 두려웠다. 그러나 그만한 도전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


아직도 첫 EAP(어학과정) 등교 날이 악몽처럼 눈앞에 그려진다. 굉장히 쌀쌀한데 날은 어찌나 어두웠는지, 버스를 타고 가는데 학교는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은 하나도 안 들렸다. 게다가, 국제 학생부에 갔다가 원하는 질문 하나를 제대로 못 해서 “It’s ok.” 하고 그냥 나왔고, 다시 집으로 가면서 ‘이런 굴욕은 다시는 없을 거다!!’ 하면서 다짐했지만, 심적으로 매우 힘든 하루와 일주일을 보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로나 때문에 1주일 후부터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는데, 오히려 개인 공부 시간이 더 추가되면서 하루의 공부 시간 안배가 잘 되어 나름대로 만족하고 다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온라인이 아니었다면 본과 입학이 불가능했을 수도 있었다.


당시에도 EAP Level 8 통과(본과 입학을 위한 최소 조건)를 본과 개강일 전에 못 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국제 학생부에 여러 차례 메일을 보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다 추억이지만 그때는 얼마나 피가 말랐는지,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리고 EAP에서 마음이 맞는 분을 만나서 즐겁게 공부했고 지금까지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캐나다에 와서 이사를 총 두 번 했는데, 룸 렌트에서 아파트로, 그리고 아파트에서 콘도로 이사했다. 이사 중간에 한국으로 떠나는 분께 중고품을 take over급으로 사느라 이사를 세 번 한 기분이다.


대량 중고거래 때 유홀(셀프 이사 차량)을 처음 빌려서 짐을 옮길 때 EAP 친구 두 분께서 도와주셨고(완전 인생 은인), 두 번째 이사도 마찬가지로 유홀을 빌렸는데, 캐네디언 친구(여긴 캐나다 천사)가 이틀이나 이사를 도와주었다. 캐네디언 친구는 이사를 돕고 병이 나서 학교도 빠졌다. 덕분에 지금은 완전 찐친이 되어 매주 만나며 소통하고 있다.


1년간 걱정도 많았고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기억에 남을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국에서처럼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았다. 대체로 캐나다의 생활에 매우 만족하며 살고 있고,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 말고는 한국에 대해 딱히 그리운 것 없이 캐나다에서 잘 지내고 있다.




영어로 기본적인 소통은 자연스럽게 되어가고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놓치는 것이 있는데, 졸업까지 2년이 남았으니 영어 실력을 더욱 끌어올리려 한다!!


처음엔 진짜 진짜 걱정이 많이 되었고, ‘잘할 수 있을까?’, ‘괜히 가족 고생시키는 것 아닐까?’, ‘돈만 쓰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어쩌지?’ 하는 온갖 생각을 다 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며 내일을 준비하고 1년 뒤를 준비하고 10년 뒤를 준비하며 살고 있다. 한국에서와 다른 점이라면, 한국에서는 오늘만 살았는데, 캐나다에서는 내일을 기대하며 살고 있다는 게 정말 좋다.




성공적인 정착이라 했지만 기대와 많이 다른 전개에 놀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불안에서 기대와 희망이 가득한 느낌이 드는 것만큼 성공적인 정착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아직은 큰 성공이 아닐지라도 다음을 위한 one step입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조금이라도 희망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다음 글은 1년 동안 영알못에서 원어민 찐친 사귀기까지의 영어 공부 비법을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지만 즐겁게 하는 법은 분명 있습니다.


그럼 다음 글도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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