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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글 Oct 27. 2022

원어민 친구 사귄 이야기

2021년 5월 29일 기준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지난 글에서 예고해드린 캐네디언 친구를 사귀게 된 이야기입니다. 캐나다에 온 지는 1년이 조금 넘었고, 캐나다 컬리지 EAP(English for Academic Purposes)에서 6개월, 본과에서 8개월 공부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었지만 전공과목에 실습이 있다 보니 1학기 때는 총 여덟 번, 2학기 때는 총 다섯 번 학교에 갔습니다.


캐나다에 살면서도 원어민 친구 사귀기는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캐네디언 원어민 친구 사귄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이유는 적극적인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친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심지어 코로나 속에서도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캐네디언 친구는 6명 사귀었고, 그중 캐네디언 캐네디언(캐나다에서 태어난 캐네디언)은 2명이다. 다른 4명은 나중에 캐네디언이 된 이민 1세대다.


원어민 친구라 해서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되니 다 똑같은 친구였다. 서로 공통된 관심사가 있어야 했고, 감정적으로 서로가 주고받는 그 뭔가가 있어야 했고,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했다.


조모임 할 때, 한 캐네디언이 국제 학생들에 대한 본인 생각을 얘기했다. ‘영주권이 목적이고 학교 공부는 관심 없는 학생’이 싫다고 했다. 캐나다의 특성상 문화의 조화나 팀워크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런 국제 학생들이 물을 흐린다고 했다. 많이 공감되었다. EAP에서 그런 사례를 실제로 접했기 때문이다.




친구 사귀려면 역시나 부끄러움을 없애고 먼저 다가가서 손을 내미는 것이 필요했다.


그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난 누구야, 너는 졸업하고 뭐 하고 싶어서 이 과에 왔어?”

“난 국제 학생이라 캐나다에 대해 잘 몰라. 근데 공부는 열심히 하니까 혹시 이야기 나누고 싶으면 연락해.”

“연락처를 물어봐도 될까?”

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실습 때 친해지고 싶은 친구의 이름을 잘 알아놓고 집에 와서 메일을 썼다.

‘수업시간에 들었는데, 너 졸업 후에 PQS가 되고 싶다고? 나도야!’

‘너랑 진로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연락할 수 있을까? 내 전화번호 남기니까 연락 부탁해’

이렇게 먼저 손을 내밀었더니, 바로 문자(text)를 보내줬다.


친구 사귀기는 한국이나 캐나다나 적극성이 중요하다.




이제는 둘도 없는 찐친이 된 캐네디언 친구는 1학기 실습하면서 처음 연락했다. 실습 과제 때문에 스냅챗으로 조원들과 단톡방에서 얘기했는데, 열심히 하는 학생이 둘 뿐이어서 나중에는 그냥 둘이서만 대화했다. 과제 제출은 잘했고, 점수도 잘 나왔다. 그 후 또 한 번 같은 조가 되었을 때는 둘이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


그래서 용기 내어 개인 챗을 보냈다.

‘나 수업 잘 따라가고 있어. 어려운 것 있으면 내가 도와줄게.’


그랬더니 친구가 한 과목(Quantity Surveying & Estimating)이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그 과목의 수업이 끝나고 친구가 한 실습 과제에 하나하나 첨삭해줬다. ‘이건 이렇게 해야 해’, ‘여기서는 이게 맞아’ 등등 세심하게 첨삭해줬고, 덕분에 둘 다 좋은 성적을 받고 1학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2학기에는 친구와 같은 반이 되었다. 2학기에는 더 적극적으로 매주 Google Meet으로 무료 과외를 해줬다. 주 1~2회, 한 회에 2시간씩 했는데, 보통 1시간은 수업을 보충 설명하고 나머지 1시간은 서로의 문화나 예전에 봤던 만화영화에 관해 얘기하면서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


친구와 영어로 대화하며 영어 듣기와 말하기 연습을 꾸준히 했다. 프레젠테이션 스킬도 많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친구는 전공 공부를 깊이 있게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찐친이 되었고, 캐나다에서의 두 번째 이사를 친구가 도와주었다. 지금은 방학중이지만 매주 토요일마다 같이 산책하고 일주일간 코업에서 배운 점을 공유하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일 수 있지만, 적극성이 없었다면 못 만났을 친구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떠신가요? 원어민 친구 만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셨다면, 이제는 조금 생각이 바뀌셨을까요?


먼저 다가가 보세요. 싫어하는 사람 없습니다.

용기 내어 보세요.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소통하고 나누세요. 캐나다를 더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럼 이만 글을 마치고, 다음에는 ‘캐나다의 집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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