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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 여름밤 아카시아 Apr 03. 2023

두발로 중심 잡기

소담하게 아름다운 것들이 있는 고여 있는 곳에는 저절로 웃음이 났다. 

사소한 힘들은 그런 것 같았다.

삶 내내 마음의  굴곡과 연습과 길들이기 사이에 쉼표 같은 나무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사소한 힘들이 맺힌 다시 나의 내면의 힘으로 돌아가는 여정  같았다.


때로 누군가의 사소한 말이 반복적이라면 그 말은 곧 여지없이 다른 사람의 삶에 인기척을 남기곤 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소한 것들은 어느 경계를 너머서는 순간 더 이상 사소한 힘이 될 수가 없다. 어쩌면 그 모든 

힘들은 어느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자신의 의도보다 더 거대해질 수 있다는 힘의 유용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상의 마음이 방황할 땐 늘  몰입하던 단순한 것들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면 나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들에 복수할 생각과 계획을 촘촘히 짜보지만 그 생각들과 나 자신이 경쟁하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 바로 내가 보듬을 수 있는 더 사소한 것들을 생각했다. 

길을 걸으며 시원한 바람을 쐬거나, 한적한 디저트 가게에 무심하게 앉아있거나,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는 

숲 한가운데에 나무에 등 기대어 하늘을 가린 나뭇잎의 떨리는 윤곽들 속에  멈춰있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보다 분명 큰 본질적인 느낌이 내 길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 같았다.  

사소한 것을 벗어날 때마다 번잡한 것들에서  단순한 풍경들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나는 마음속을 배회했다.

그때마다 단순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군중속의 길속에서 다시는 외로워질 리 없는 

유일한 중심 잡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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