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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보장되는 단 하나의 일

달리기/러닝

by Mindful Clara

세상에 어떤 일이든, 끝내고 나면 무조건 유익하고 만족스러운 일이 있을까? 나에게는 달리기가 그렇다.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과는 보장된다. 뜨거운 날에 죽을만큼 힘들게 달리든, 시원한 날에 상쾌하게 달리든, 나가기 싫은 날 꾸역꾸역 억지로 끝내든...

일단 한 시간 정도를 달리고 나면, 결과는 늘 같다.
기분이 좋아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내 건강이 분명히 조금은 나아진다.
그건 확실하다! 무조건이다!


삶 속에서 이렇게 분명하고 예외 없는 일은 생각보다 드물다.

나의 상황을 예로 들어본다.


유튜브 영상에 늘 애정을 담아 열심히 촬영한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꾸준히 규칙적으로 만들어낸다.

하지만 어떤 영상은 반응이 좋고 어떤 건 조회수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결과가 영상에 쏟은 노력과 비례하지않을 때가 많다. 애정을 많이 담았던 영상일수록, 결과가 안 좋을 때는 속이 상하고 가끔은 기분이 우울해진다. 그럴 땐 내가 이 일을 하는게 맞는지 혼란스러워질 때도 있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성을 쏟는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결과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진심이 전해지지 않을 때도 있고, 생각했던 것과 관계가 많이 달라질 때도 있다. 그때 느껴지는 실망감은 나의 정신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달리기만큼은 다르다. 시간을 투자해서 목표치를 완수 하기만 하면, 기분 좋은 결과는 늘 보장되어 있다.
이렇게 확실한 일, 이렇게 든든한 일이 내 인생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잘 안 풀리는 날에도,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마음이 흔들리는 날에도 '달리기는 했으니 나는 잘 하고 있는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에 평화를 찾는다. 달리기는 자긍심을 느끼게해준다. '달리기' 그 한 가지가 나를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준다.


내가 무엇을 해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있다는 것. 달리기는 나에게 그런 중심이 되어준다.

다른 일들은 결과에 따라 내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지만, 달리기는 나를 고요하게 만든다.

나를 참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최고의 루틴,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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