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게 운동하고, 절제있게 먹기
나는 평생 5kg 정도의 범위 안에서 몸무게가 오르락내리락하며 비교적 일정한 체중을 유지해왔다. 그 안에서도 내 몸과 기분이 가장 편안한 체중이 있다. 바로 그 5kg 범위 중에서도 가벼운 쪽일 때다.
하지만 실제로는 늘 그 반대다. 가장 이상적인 상태보다 3kg 정도 더 나간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너무 살이 쪘다는 티가 나거나 몸이 많이 불편한 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최상의 상태’는 아닌 셈이다.
최적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싶지만, 늘 먹는 게 문제다.
달리기
그런 내가 러닝을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제법 쉽게 살이 빠졌다. 그것도 운동으로 살을 뺐다니 감격이었다. 유산소 운동이라곤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땀 흘리는 운동은 처음이었고, 일주일에 세 번씩 30분 달리기를 하자 놀란 나의 몸은 쉽게 3키로 정도를 날려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운동량이 몸에 적응되기 시작했고, 뛰는 시간은 계속 늘어났지만 더이상 체중은 줄지 않았다. 러닝을 시작하고 1년반쯤 지나자, 체중은 다시 원상복귀했다. (물론 전반적인 근육량이 늘어났다.)
식욕
한 번에 한시간은 뛰고, 장거리 뛰는 날은 두시간 이상도 달리기 때문에 그만큼 배가 고팠다. (처음 1년은 정말 많이 배가 고팠다.) 열심히 먹었다. 문제는 '충분히 운동했으니 먹고 싶은 건 다 먹어도 괜찮다' 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장거리를 뛴날은 속이 허해서 단백질 보충이라 생각하며 상당한 양의 고기를 먹었다. 그 후에는 팬트리 안의 모든 간식을 맛본다. 종류별로 챙겨 먹는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후식이다.
아이들 남긴 음식도 (맛있어서)다 먹고, 아이들 김밥도시락을 쌀 때면 끄트머리 플러스 추가 한줄까지 말아서 다 내입으로 들어간다.(참고로 아침식사는 따로 있다.)
아..달리기는 식욕을 부른다...
이렇게 이것저것 다 맛보다 보면 그 양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게 ‘작은 먹방’들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 순간부터는 늘 속이 더부룩했다. 체중의 최대치에 다다랐는 신호다. 몸이 부은 느낌이 지속되고, 배가 고픈 순간이 사라진다.
식탐
나에게 가장 다루기 어려운 습관은 식탐이다. 사람들은 내가 건강 요리 유튜버이기 때문에 매일 깨끗한 식사만! 할 거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건강식도 욕심부리면 독이 된다. 그 위에 온갖 종류의 디저트 욕심까지 더해지면 총체적 난국이다. 직접 만드는 건강 간식도 너무 맛있어서 문제다.... 양조절이 항상 힘들다.
사람들에게는 '적당히 드시면 괜찮아요~'라고 말하지만 그 '적당히' 라는게 실천하기 가장 힘든 부분이다.
달리기를 다이어트의 도구로서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식욕을 자극해서 오히려 더 많이 먹게 만드는 원인이 되게 하고 싶지도 않다.
현명하게 운동하고, 적당히 먹고 싶다. 운동으로 소비한 만큼만 먹고, 그 외에는 절제할 수 있을까?
나름의 솔루션
한가지 해결방안으로 16시간 단식을 꾸준히 (주 5회)실천해보기로 했다. 내 스케줄에 맞게 오전 6시반부터 오후 2시반까지만 먹고,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달리기나 다른 운동 역시 오전이나 늦은 오후가 되기 전에 마무리 한다.
말은 쉬워도 실천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원래 저녁을 제대로 챙겨 먹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아예 아무것도 안 먹는다고 생각 하면 그것 역시 큰 결심과 약속이 필요하다. 가족들 저녁밥 챙겨주면서 조금씩(?) 먹었던 것들을 끊어낸다는게 가장 큰 부분이다.
성공을 위한 작은 작전
나에게 음식을 절제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이닦기이다. 오후 2시반에 양치질을 하는 것. 입안을 깨끗하게 만들면, 다시 뭔가를 넣고 싶지 않게된다. (최소한 1-2시간은 효과가 아주크다...) 점심식사 후 연달아서 많은 스낵을 먹었던 나에게는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신기한 사실!
이렇게 해도!? 배가 별로 안 고프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쓸데없이’ 많이 먹어왔던 것일까...
나는 아침과 점심을 꽤 푸짐하게 먹는다. 점심 후 작은 스낵까지. 그것으로 하루 식사는 충분해보인다. 특별한 날이나 주말을 제외하고는 16시간 단식 루틴을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한다.
모든 것은 균형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절대로!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는 건 아니다. 체중은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먹는 양보다 더 많이 움직일 때 빠지는 것이다.
(물론 무엇을, 언제 먹느냐도 아주 중요한 이야기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얘기해보자.)
몸이 가볍고 비워지는 느낌이 들면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그런데도 나는 왜 늘 바쁘게 다시 채워 넣을까?
운동과 식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
그건 아마, 건강을 위한 평생의 숙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