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드는 이온음료 한 잔
요즘 살갗이 따끔할 만큼 덥다. 뜨거운 기온만으로도 버거운데 습도까지 높으니, 달리기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물에 빠졌다 나온 듯 러닝복 상하의가 푹 젖는다. 이처럼 땀이 샤워하듯 쏟아지는 계절에는 땀흘린 만큼의 수분과 전해질을 알맞게 채워 주는 일이 운동의 질과 안전을 좌우한다.
땀은 단순한 물이 아니다. 땀을 흘릴 때 나트륨·칼륨·칼슘·마그네슘 같은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간다. (대체적으로.. 사람마다 다르지만)여름에 60 분 이상 뛸 때 물만 계속 들이킨다면, 특히 더운 날씨에는 땀으로 빠져나간 나트륨이 희석돼 저나트륨혈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가볍게는 갈증, 두통, 근육 경련을 느낄 수 있고, 더 장시간 달리기를 할 경우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에 심하면 의식이 흐려지기까지 한다.
결국 여름 러너에게 필요한 공식은 ----수분 + 전해질(염분) + 적절한 당---- 이다.
시판 스포츠음료는 편리하지만 함정도 많다. 라벨을 자세히 보면 당류를 12–14 %나 포함하며 몸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색소와 인공향이 잔뜩 들어간 제품도 적지 않다.
솔직히 나도 한때는 무조건 스포츠음료를 사서 마셔야 하는 줄 알았다. 파우더, 태블릿, 완제품까지 종류별로 사 모았다. 그런데 원료를 알고 보니, 스포츠 음료는 결국 물 + 설탕 + 소금 + 향료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원리를 이해하고 나니 집에 있는 코코넛 워터, 좋은 소금, 꿀(좋은질의 당분), 라임(씨트러스 과일)만으로도 더 질 좋은 전해질 구성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무엇보다 재료 비율을 땀흘리는 양과 훈련 강도에 맞춰 조절할 수 있어 훨씬 유연하다.
비싼 값을 치르고 ‘싸구려 당분 + 염분’을 사 마실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코코넛 워터 1 ½ 컵
꿀 1 T
라임(또는 레몬) 즙 2 T
좋은 소금(천일염·히말라야 소금 등) 꼬집
얼음
코코넛 워터는 천연 미네랄(칼륨,마그네슘)을, 꿀은 당분을, 소금은 나트륨과 소량 미네랄을 채워 준다. 라임의 구연산은 상쾌함과 함께 흡수를 도와준다.
*장거리 달리기(90 분 이상)라면 꿀을 더 넣어 당도를 올리고, 땀이 많은 체질이라면 소금을 살짝 추가해도 좋다.
정리하자면, 더위와 습도 속에서 달릴 때는 땀 흘린 만큼 수분을 보충하고, 잃어버린 전해질을 채우며, 필요한 당까지 더해 줘야 운동 후에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코코넛 워터 한 통에 좋은 소금 한 꼬집, 꿀과 라임만 있으면 냉장고에서 바로 ‘내 몸 맞춤’ 이온음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꼭 한번 시도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