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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나의 생존루틴이다.

by Mindful Clara

드디어!!!

5월 중순부터 시작된 긴 여름방학이 끝나간다. 이번 주는 아이들의 새 학기 시작 전, 마지막 한 주다.


방학 동안은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졌고, 이번 여름에는 3주간 한국여행도 다녀왔으니....아이들과 원없이 부대꼈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가끔씩 들어오는 오프라인 일들을 하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돌보는 전업주부다. 지금 내가 벌이고 있는 일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내가 원해서 시작한 것들이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그래서 항상 어딘가에 아이들을 맡겨야 할 필요는 없다.

물론 학기 중처럼 방학 중에도 아이들을 보낼 수 있는 데이캠프들이 이곳저곳에 많지만, 내가 집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과연 그 비용만큼의 가치가 있을까?'를 따져보게 된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내가 집에 있는데..' 라는 생각과 함께, 어린아이들을 굳이!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풀타임으로 집 밖으로 돌리고 싶은 생각은 없어진다.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평소와 다른 스케줄로 인해, 내가 지키고 있던 여러 가지 루틴은 자연스럽게 무너졌다.





여행 전에 최소한의 유튜브 영상은 미리 찍어두었지만, 여행 중에는 모든 콘텐츠 작업을 손에서 놓았다.

기타 소소한 루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집에 있거나 여행 중인 환경에서는 지키기 어렵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절대 놓지 않은 단 하나의 루틴이 있다.

바로 '달리기'...

이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나의 신체와 정신을 지키기 위한 최 우선 과제다.
한국에서도 이틀에 한 번씩은 꼭 달렸다.


달리기를 쉬면 몸이 가장 먼저 반응한다. 무겁고 둔해지고, 붓고, 쉽게 피로해진다.
여행을 가면 평소보다 더 불규칙하게 먹고 생활하게 되는데, 이걸 해소하는 방법은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뿐이다.

그냥 많이 걷는 걸로는 부족하다. 땀을 흘리며 집중해서 몸을 움직이는 것, 그것이 꼭 필요하다.


집이 아닌 곳에서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달리기를 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낯선 공간, 덥고 습한 날씨, 빡빡한 일정....5시 반에는 일어나야 겨우 시간이 맞는다.

그런데도 그 귀찮음을 무릅쓰고 나가면, 돌아오는 건 그 수고보다 훨씬 크다.

시차와 피로로 컨디션은 엉망이지만,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무엇보다 정신이 맑아진다.


하루 종일 가족과(특히 아이들과) 붙어 있는 여행 속에서 아침 달리기 시간은 유일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맑은 아침 공기, 새소리, 한가로운 거리. 그 모든 것이 보너스처럼 따라온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휴가라는 이유로 너무 오래 쉬어버리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 왔을 때 리듬을 되찾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운동 능력으로서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너무 많은 애를 써야한다.

항상 나만의 최소 기준-주 3회 달리기-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여름 한국 여행에서도 어떻게든 달렸다.




그렇게 나름 꾸준히 뛰었지만, 미국에 돌아온 첫 주는 역시 힘들었다. 그래도 완전히 놓아버리지는 않았기에 이정도라고 생각하며 감사하다.
느리지만 내 일상도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다음 주부터 아이들도 새학기를 시작하고, 달리기뿐 아니라 나의 루틴들도 조금씩 원래 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나는 요즘 루틴/시스템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몸과 마음의 안정에 큰 힘이 되는지 달리기를 통해 매일매일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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