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커피 라이프 1

커피숍의 추억

by Mindful Clara

집에서 나와 주택가를 10분정도 걸어서 작은길을 한두번 건너면 내가 좋아하는 커피집이 있었다. 카푸치노를 주문하고 커피 만드는 곳을 바라보며 앉았다. 홀짝홀짝 부드러운 커피맛을 즐기는 동시에 주문하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지켜보면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졌다.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향이 좋고 정확하기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로 작게 흘러나오던 음악도 편안했다. 너무 크지 않은 공간에 필요한 것들만 있던 나무 인테리어도 참 아늑했다.


커피숍은 가끔 책이나 컴퓨터를 들고와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고, 가장 일반적인 만남의 장소였다. 옐프yelp나 구글에서 커피숍을 검색한후 커피가 맛있어 보이고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면 우리 동네가 아니라도 차를타고 가서 마셔보았다. 때로는 실망도 했지만 대부분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어떤 곳은 커피가 정말 괜찮았고 또 어떤 곳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커피집은 주말 아침 우리가족의 필수 코스였다. 집에서 아침을 먹으면 오전산책은 커피숍을 향해서 걷기이다. 딸램이 어렸을땐 눈이오는 추운 날씨에도 유모차를 열심히 밀고 나가서 커피한잔을 꼭 마셨고 아이가 조금 크고 나서는 스쿠터를 타거나 손을 잡고 걸어서 커피숍에 다녔다. 평일 오전 등교 전에도 둘이서 참 많이도 갔다. 빵을 하나 주문해 주거나 핫코코등 음료를 시켜주면 아이가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내 기억속에는 자리 잡고있는 커피집에 관련한 따뜻한 기억들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는 옛날?이야기이다. 2020년 3월. 코로나로 모든 곳들이 셧다운되고 내가 좋아하던 커피집 생활도 함께 문을 닫았다. 그해 4월 둘째가 태어나서 여러모로 정신이 없어져 잠시 커피 생각을 안할 수 있었지만 2-3개월이 지나니 맛있는 커피에 대한 욕구가 살금살금 올라왔다.


몇개월만에 다시 찾은 커피숍은 예전의 그 느낌이 아니었다. 테이블은 구석으로 다 치워져있었고 넓은 간격으로 줄을 선 손님들은 본인이 주문한 커피만 들고 재빨리 뒤돌아 나가기 바빴다. 음악도 없고 따뜻함도 없었다.


둘째가 태어난지 1년후 우리가족은 코로나를 계기로 늘 생각만 하고 있었던 따뜻한 곳으로의 이주를 결심했다. 시카고 도심 에서 텍사스 달라스 교외 지역으로.


교외 생활 3년반차. 코로나도 예전에 끝이 났고 나는 여전히 커피를 좋아한다. 하지만 커피숍에는 더이상 자주 가지 않는다. 나름 섬세한 클래식 커피의 수요가 떨어지는 미국 교외 지역은 (미국 전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 없길. 이곳의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커피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달달한 커피가 압도적으로 잘 팔리고 커피숍에서도 스무디를 팔아야 장사가 유지되는 곳이다. 아... 너무 슬프다. 새로운 커피집을 찾아갈때마다 좌절의 연속. 커피향이 은은하게 녹아있고 에스프레소 기계소리, 잔잔한 음악 그리고 아늑한 느낌과 적당히 중상의 맛을 내는 커피집을 찾는건 하늘에 별따기였다.

지난 여름 휴가지에서의 한 커피집


5년이 다 되어가지만 나는 여전히 아침에 걸어나가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커피숍의 느낌이 자주 그립다. 한국에 가거나 다른 여행지에 방문할때면 언제나 주변 커피숍을 가장 먼저 검색한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분위기와 맛을 경험할때마다 '아...너무 좋다.'



이 기분을 더 자주 느끼고 싶은데 ...언젠가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지...


*나의 커피 라이프 2는 저의 홈카페 이야기를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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