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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손내밥 Mar 27. 2024

세상에서 제일 쉬운 불고기 퀘사디아

90년대 패밀리 레스토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준

“퀘사디아가 너무 먹고 싶어!”

“?”

“옛날에 TGIF에서 먹던... 그거 있잖아.”


남편이 무얼 봤는지 갑자기 불고기 퀘사디아를 꼭 먹어야겠단다.

남편이 갑자기 뭐가 먹고 싶다고 호들갑일 경우 그 음식과 관련된 영상을 봤을 확률이 매우 높다. 나중에 물어보니 역시나 멕시코 기행 영상을 봤단다.


남편은 퀘사디아가 너무 먹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다며 쿠팡을 뒤졌다.

“장바구니에 담아놓았어. 주문 좀 부탁해.”


결제하려고 보니 밀키트였다. 퀘사디아 하나 만드는 밀키트가 배송료 빼고 13,000원이었다.

‘밀키트라면 데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어차피 조리를 해야 하잖아?’


불고기 퀘사디아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마침 냉장고에는 불고기가 있으니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만드는 게 낫지.


세상에서 제일 쉽게 불고기 퀘사디아를 만들어보자. 


1. 토르티야 반쪽에 스파게티 소스를 바른다.


2. 채 썬 야채와 소불고기를 프라이팬에 볶은 후 소스 위에 올린다.(나는 양파와 피망 불고기를 볶았다.)


3. 피자치즈를 얹고 토르티야를 반으로 접는다.


4. 180도 오븐(에어프라이어)에 7분~8분 구우면 완성이다.



“오! 맛있어. 이 맛이야!”

남편은 너무 맛있다며 기쁨의 몸부림을 쳤다.

맛이 궁금해서 나도 냉큼 먹었다.


한 입 먹으니 90년대 후반, 친구들과 갔던 패밀리 레스토랑이 눈앞에 펼쳐졌다. 당시 통신사 할인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받을 수 있는 날이 있었다. 나는 친구들과 돈을 모아 그날을 챙겼다. 대여섯 명이 여러 메뉴를 시켜서 함께 먹었다. 그때 상황으로는 나름 무리를 해서 사치를 부린 거다. 빨간 줄무늬가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서빙을 받을 때면 뭐라도 된 듯한 우쭐함을 느꼈다.


TGIF에 가면 케이준 치킨 샐러드와 퀘사디아 두 가지는 꼭 시켰다. 갈 때마다 퀘사디아를 먹었는데도 멕시코 요리인 줄은 몰랐다.


퀘사디아는 토르티야 안에 고기와 야채를 넣고 반을 접어 굽는 멕시코 요리다.


집에 야채와 고기가 있다면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쉬운 요리다. 

고기는 불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어떤 것과도 잘 어울린다. 

야채는 볶음에 적당한 양파, 당근, 피망, 양배추 등 모두 괜찮다.

고추와도 잘 어울린다. 매운맛을 좋아하면 고추를 조금 넣어보자. 매콤한 맛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 먹기 전에 타바스코 소스를 뿌려 먹어도 별미다.


남편과 퀘사디아를 먹으면서 90년대 수 많았던 패밀리 레스토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금액이었기에 더욱 무리해서라도 가고 싶었나보다. 다녀오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는데...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음식을 통해서 같은 시대를 공유할 수 있는 남편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남편과 함께 퀘사디아를 맛있게 먹었다.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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