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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손내밥 May 29. 2024

세상에서 제일 쉬운 육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전은 지금 만든 전

반찬가게에서 육전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이건 아니야.”

차디차게 식은 육전 몇 조각이 만 원이다. 

‘육전은 만들자마자 먹어야 제 맛이지.'


명절이면 친정은 모둠전 집이 된다. 친정엄마는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양의 전을 종류별로 만드신다. 

“왜 이렇게 많이 만들어요?”

소쿠리에 쌓여있는 전을 볼 때면 항상 하는 질문이다.

“뭐가 많아. 모여서 먹고 너희들 싸주려면 이 정도는 만들어야지.”

명절이면 우리는 늘 같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힘드시니 만드는 양을 줄이라고 하면서도 전을 두둑하게 싸갈 때면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종갓집 맏며느리인 엄마의 전 솜씨는 전집 사장님 못지않다. 엄마가 만드시는 모든 전은 예쁘고 맛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전은 육전이다. 전은 준비하고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엄마가 미리 만들어 놓으신다. 하지만 육전은 가족이 모두 모이면 부치기 시작해서 만들자마자 먹는다.  육전은 식은 후에 먹거나 데워 먹으면 맛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전은 지금 막 만든 전이 아닌가. 

친정 식구가 모두 모이면 12명이다. 12명이 달려들어 육전을 집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육전은 으레 명절 음식이라고 여기고 집에서 만들 생각은 안 했었다. 차가운 육전을 보니 육전을 만들고 싶어졌다. 육전은 다른 전과 다르게 초고속으로 만들 수 있다. (전 만들 생각을 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머리가 아프지 않은가.)


*세상에서 제일 쉬운 육전 만들기


준비: 육전용 소고기(300g), 부침가루, 계란 2개 


1. 키친타월로 고기의 핏물을 제거한 후 소금 후추로 밑간한다.


2. 부침가루를 넓적한 접시에 뿌려놓고 달걀 2개를 풀어 놓는다. 


3. 1에 부침가루를 살짝 묻힌다. 


4. 3에 계란물을 입힌 후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재빨리 굽는다. 한쪽 면에서 육즙이 나오면 뒤집어서 살짝만 구워 접시에 올린다. 



육전은 센 불에서 살짝 구워야 부드럽고 맛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굽자마자 바로 먹기. (식초를 조금 넣은 초간장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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