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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브런치북 마감

아직 덜 연습된 고정 글쓰기

by 쭘볼 니나

아직은 나에게 연재는 무리였던 듯싶다.

연재 글을 올리고 바로 다음 날 뭔가를 또 끄적이고 싶을 때도 있고,

또 금세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무언가를 쓰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머리를 짜고 또 짜서 겨우 연재일을 맞추었다.

물론 딱 한 번은 결근인 줄도 모르고 결근을 했다.

15년 만에 이사를 해서 정신없이 한 주를 보낼 때였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줄 알았다.

무엇보다 직업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을 게 많을 줄 알았는데,

직업보다도 인생 한탄이 많아서였는지

나를 알아볼까 걱정되어 많은 얘기를 늘어놓는 것에 움츠려 들었다.


또 한편 그때그때 이런 얘기를 해볼까 떠오르는 것들을

연재일에 맞추어서 해봐야지... 하면서

막상 하려니 50이 넘어서 그런지, 왜 그렇게 기억이 안 나던지.

이 노화 현상은 피해 갈 수 없나 보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정기적 글마감을 쉬어가고

이제 자유로운 자체 마감을 위해 그때그때 글을 써보려 한다.


나이 50이 넘고,

아이들 대입이 끝나면서

내 인생의 전환기라고 생각해서

이 글쓰기 시도를 하였다.


운이 좋게 한 번에 브런치북에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생겨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자신감 뿜뿜, 어깨가 올라가기도 하였다.

두 개의 글이 조회수 1만 번을 넘었을 때는

회사에서 안 좋은 일에 시달렸음에도

이 조회수가 나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이래서 독자가 필요한가 보다.

조회수가 늘어갈수록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간 것 마냥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일을

오로지 내 입장에서만 쓰고 알릴 수 있어

잔소리 없는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게 참 좋았다.


회사와 가족에게서 상처받은 마음을

라이킷과 구독자수로 치유받았다.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남경'님을 위해 응원하고 기도했는데

지난달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을 때는

며칠 동안 친한 동생이 떠난 것처럼 마음이 어찌할 바를 몰랐다.


브런치북은 어쩌면 응원 창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공감해 주는 응원의 통로.


연재가 힘에 겨워 급 마무리를 하고

자유로운 글쓰기 문을 열었지만

다시 응원받고 싶다.


자유로운 글쓰기로 하나의 북이 완성될 즈음에

다시 한번 발간을 꾀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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