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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Sep 29. 2022

이럴 때 어떻게 이메일 회신하죠 (02. 심화)

까다로운 상황에서 더 똑똑하게 이메일 활용하기

아무도 어떻게 이메일을 잘 쓸 수 있는지 가르쳐주지 않는다.


회사원(사무직)이라면 한 번쯤은 이메일을 써봤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메일을 써야 좋은 이메일인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래서 처음엔 선배의 이메일을 슬쩍 따라 해 보고, 또 다른 회사 혹은 다른 팀과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시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발견하면 다음에 나도 써먹어야지 생각하며 차곡차곡 스킬을 쌓아왔다.


1편에 이어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심화 팁을 공유하려 한다.




<두 번째 세션: 까다로운 상황에서 더 똑똑하게 이메일 활용하기>


심각한 내용일수록 이메일로 꼼꼼히 히스토리 남기기

전화는 늘 상대적이고 사람은 늘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혹은 똑같은 말이어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유선으로 설명하고, 상호 간 합의를 마쳤어도 혹시 모를 나중을 대비해 반드시 이메일로 '유선상으로 말씀하셨듯이' 혹은 논의했듯이로 시작해 증빙을 남기는 것을 추천한다. 이 부분은 단순히 히스토리 아카이빙뿐만 아니라 서로 구두상으로 이해한 게 맞는지 더블 체크하는 효과까지 있다.


특히,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사항 혹은 서로 줄다리기를 하는 협의 사항 등이라면 반드시 이메일로 내가 이해한 바를 증빙으로 남겨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실수했을 땐 빠르게 인정하고 토 달지 않고 사과하기

이 부분은 어찌 보면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회사 내 아니 누구와도 커뮤니케이션할 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수했을 때 혹은 잘못했을 때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해당 사안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어떤 사람은 사과하기 시작하면 얕잡아 보이거나 저자세로 보이거나 잘못하지 않은 상황까지 내 잘못이 될까 봐 책임 소재 등에 괜히 엮일까 싶어 실수나 잘못을 해도 사과하지 않고 어기적 뭉개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오히려 사과하지 않고 넘어가면 그 사람의 역량, 회사의 역량에 대해 의심하게 되고 이는 신뢰와 직결된다. 비즈니스 매너란 결국 사람 사이의 예의를 토대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 안 해도 알겠지 그냥 은근슬쩍 넘어가는 건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른다.


오타, 파일 누락 등 사소한 실수부터 커뮤니케이션 상에 혼선이 있었다거나 오해가 있어 누가 봐도 나의 실수가 명백하다면 상황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바로 사과하자.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이 신뢰도를 높이고, 자신의 잘못을 당당히 인정하는 모습에 자신감이 느껴진다. 


화가 난다면 바로 답장하지 않고 한 템포 쉬고 감정을 덜어내고 다시 보기

일을 하다 보면 아무리 내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나에게 하는 날 선 비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상처가 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특히, 내게 화나는 포인트는 앞뒤에서 다른 말을 하거나 상식적이지 못한 부분을 강요할 때인데, 기본적으로는 일과 나를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지만 그게 빠르게 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느낄 때 감정적으로 동요된다면 일단 멈춘다. 그리고 감정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후 한 발짝 떨어져 현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때까지 회신하지 않는다. 


가장 최악인 이메일은 감정에 동요해 누가 봐도 저 사람이 화났구나를 느낄 수 있는 이메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감정에 휩싸였을 땐 상대에게 쏘아붙이지 않으면 화병이 나겠구나 싶어 으다다 이메일로 폭주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면 이불킥하게 되는 흑역사만 제조될 뿐이다. 특히, 회사 간 혹은 회사 내에서 안 좋은 소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이 부분을 특히 유념하자. 


한 단계 감정을 덜어내고, 최대한 담백하게 어떤 부분이 지금 잘못 혹은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었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적고, 회신 전 믿을만한 동료에게 감정적인지 객관적 리뷰 부탁해보자.


설득의 기술: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다 보니 클라이언트 대신 여러 가지 옵션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보고 시 아무런 방향성 없이 나열하듯 보고한다면 클라이언트의 이해도는 떨어지고 최악의 경우 추가로 옵션을 알아봐야 하는(일이 늘어나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비단,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외에 회사 내에서 상사에게 내가 알아본 것들을 설명할 때 이메일에서 내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로직이 명확할수록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단순히 찾아본 옵션을 나열하기보다 가장 추천하는 옵션을 하이라이트하고, 왜 해당 옵션이 최선이며, 그렇게 선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고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로직에 맞게 설명한다. 특히,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을 선택했을 경우엔 왜 해당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상대를 설득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담당자로서 느꼈던 고충과 제한된 리소스 내 최선의 결과임을 입증하는 근거를 함께 제시하자. 


설득의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의 생각할 시간을 줄이고 같은 페이지에 있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업무를 누구보다 제일 잘 이해하고 있는 담당자로서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습관을 들이면(그 시작을 이메일로 하는 게 제일 쉽고, 기초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업무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설득의 기술도 한 단계 레벨업 할 수 있다.


보고의 기술: 상대방 편하게 해 주기

또 다른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치트키. 바로 보고의 기술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늘 최종 결정자에게 보고라인이 올라갈 때가 많다. 보고를 받는 사람이 그 이메일을 그대로 윗사람에게 토스해서 컨펌받을 수 있게, 그 사람의 일을 줄여주는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일의 속도와 효율도 높이는 것과 더불어, 나와 상대 간의 신뢰도 쌓인다.


결론을 서두에(두괄식으로) 그리고 간결하게 - 군더더기 말 미사여구 덜어내기

모든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게 하기 - 불렛, 글자 크기, 폰트, 줄 바꿈, 강조, 다른 글씨 색 등을 최대한 활용해 강조할 부분과 그렇지 않을 부분 명백하게 구분하기

육하원칙에 맞춰서 그 메일 자체가 하나의 간략한 보고서가 될 수 있게 작성하기


제일 중요한 것은 덜어내기! 결국 가장 좋은 보고의 기술은 혹은 보고의 이메일은 이메일을 읽은 사람이 모든 중요한 포인트를 포함해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해야 한다. 항상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더 힘들다.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것을 모두 강조하면 역으로 어떤 게 중요한 지 알 수 없게 된다. 들어갈 내용을 모두 적어보고, 마지막을 덜어내 핵심만 남을 수 있게 재차 읽어보며 수정하길 추천한다.


까다로운 커뮤니케이션 응대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까다로운 상황에 직면하는 순간이 있다. 상대와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때가 가장 어려운 상황인데, 이럴 땐 상호 간의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게 좋다.


첫째, 반박할 수 없는 명분을 만들어주기

이 부분은 상대가 보고 시에도 결국 빠져나갈 구멍이 필요하므로 더 이상 반박할 수 없는 명분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할 수 없어서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한 번쯤 상대와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을 경험한 사람들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팩트 확인이 되지 않더라도 - 물론 그런 경우는 피해야겠지만, 명분이 필요할 땐 만들어주는 게 일을 진행시킴에 있어 필요하다) 


둘째, 가끔은 쿠션어도 필요하다

바로 전 단락에서는 불필요한 미사여구를 모두 덜어내라고 했는데, 까다로운 커뮤니케이션일 때 특히 상대가 듣기 싫을 수 있는 말을 해야 할 땐 쿠션어가 도움이 된다. 가장 흔한 날씨, 연휴, 휴가 이야기부터 본 프로젝트를 잘 진행하는 게 상호 간의 공동 목표인 부분, 앞으로 잘 부탁한다, 앞으로가 가대된다/양해 부탁드린다 등의 쿠션어는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한층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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