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채를 찾아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 #색채론 #하루키 #괴테
빛과 어둠이 만나면 색채가 태어나듯이
적과 청이 섞이면 다양한 빛깔이 피어나
백과 흑이 맞서면 강렬한 대비가 생기지
적은 열정과 용기와 사랑을 상징하고
청은 평온과 심오와 지혜를 나타내고
백은 순수와 청결과 무죄를 의미하고
흑은 어둠과 욕망과 죽음을 내포하지
각기 다른 색채를 가진 네 명의 친구들
함께 있을 때, 우리는 가장 행복했었고
무색무취 같던 나에게도 빛을 비추었어
우리의 우정은 영원할 거라고 믿었었지
하지만 나에게는 색깔이 없었어
뜨겁지도 않았고 차갑지도 않았어
그저, 나는 나만의 빛을 찾고 싶었어
그들이 아무런 대답 없이 떠나갔을 때
나는 내 안에 어떤 무언가도 다 사라졌고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자처럼
어둠 속에 갇혀 죽음의 문턱에서 헤매었지
빛이 너무 부셨지만 어둠에 머무를 수 없었어
드디어, 나는 순례를 떠난다.
그들과 재회하고 그녀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과거가 되었다.
드디어, 나는 순례를 마쳤다.
그들과 이별하고 그녀와 결혼하려고 했다.
그것이 나의 현재가 되었다.
드디어, 나는 순례에서 돌아왔다.
그곳엔 어렴풋이 보이는 무언가가 있었고,
그것은 기적소리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