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위해 사는 자
나날이 물가가 치솟아 오르면서
외식 비용도 슬슬 부담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출산 후
심한 후유증으로 복직하지 않기로 결정했기에
무언가 획기적인 긴축 재정이 필요했다.
결국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 것까지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니
조금 서글펐지만
실망하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평일에는 사랑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집에서 한 끼만 먹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덜 했다.
문제는 주말이었다.
직장만 열심히 다닌 탓에
요리라고는 잘할 줄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주야장천 배달만 시켜 먹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예로부터 시간은 금이라고 하는데
나에게 주어진 자원이 시간이라면
시간을 잘 활용하면 된다.
아이를 등원시킨 후
블로그 체험단 플랫폼에 접속하여
주말에 외식할만한 식당을
열심히 검색하고 협찬 신청서를 작성했다.
어떤 이는 그거 한 끼 얼마 된다고 그렇게까지 하냐며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하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그저 밥 한 끼의 차원을 넘어
우리 가족의 단단한 테두리를 만들어가는 일이었기에
자그마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했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 티끌이라도 모아야 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처음에는 약간 심드렁했던 남편도
협찬 경력이 점점 쌓여가자
나 덕분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며
인정해 주기 시작했다.
건강한 엄마가 되는 일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엄마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