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 가족 엥겔지수 담당 나야 나

먹기 위해 사는 자

by 펭귀니



나날이 물가가 치솟아 오르면서

외식 비용도 슬슬 부담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출산 후

심한 후유증으로 복직하지 않기로 결정했기에

무언가 획기적인 긴축 재정이 필요했다.


결국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 것까지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니

조금 서글펐지만

실망하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평일에는 사랑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집에서 한 끼만 먹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덜 했다.


문제는 주말이었다.


직장만 열심히 다닌 탓에

요리라고는 잘할 줄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주야장천 배달만 시켜 먹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예로부터 시간은 금이라고 하는데

나에게 주어진 자원이 시간이라면

시간을 잘 활용하면 된다.


아이를 등원시킨 후

블로그 체험단 플랫폼에 접속하여

주말에 외식할만한 식당을

열심히 검색하고 협찬 신청서를 작성했다.


어떤 이는 그거 한 끼 얼마 된다고 그렇게까지 하냐며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하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그저 밥 한 끼의 차원을 넘어

우리 가족의 단단한 테두리를 만들어가는 일이었기에

자그마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했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 티끌이라도 모아야 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처음에는 약간 심드렁했던 남편도

협찬 경력이 점점 쌓여가자

나 덕분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며

인정해 주기 시작했다.


건강한 엄마가 되는 일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엄마였던 것이다.




keyword
이전 08화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