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거 아니고 열일하는 중입니다만
부산에서 간호대학을 졸업 후
상담학 석사학위 취득을 위해 수도권으로 상경한 나.
학위만 취득하고 고향으로 내려가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수도권 출신 사내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까지 낳았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경상도 사투리를 남발하는 탓에
늘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사는 요즘.
종종 같이 상경한 대학 동창들의 연락을 받곤 한다.
언제 밥 한번 먹자며 너스레를 떨어 보지만
다들 각자 바쁜 일상을 살아내느라
자주 만나는 건 쉽지 않은데
블로그가 우리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어쩌면 잘 모르는 이들은 우리를 보며
애들 어린이집 보내놓고 여유를 만끽하는
팔자 좋은 여자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상은
브런치를 사수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중이라는 걸 그들은 알까?
아무렴 어떠냐.
멀리 사는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내어 만날 수밖에 없는
좋은 구실이 생긴다는 건
그 자체로 기쁨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