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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팔백일

울보라도 괜찮아

by 펭귀니


결혼 7주년

둘에서 셋이 된 지 800일.


출산 후 이벤트에 진심인 요즘,


특별한 시간을 만들고 싶어

파티룸 체험단을 신청했다.


수원에 위치한 파티룸에

어렵지 않게 선정이 되었고

반드시 인생샷을 건지리라는

비장한 다짐으로 방문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세팅은 완벽했지만

우리 아기 낮잠 이슈로

울보 사진만 잔뜩 건지고 왔다.


육아의 세계가 다채롭다는 걸

또다시 깨닫는다.


전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아무렴 어떠냐.


이렇게나 완벽한 세팅 앞에서

이토록 억울해 보일 수 있다니.


이건 쉽게 건지기 힘든 명작이다.

그래서 난 이 사진을

명작이라 이름 붙이기로 했다.


아기 900일은 어떻게 기념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도치맘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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