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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입원생활
11화
정의란 무엇인가
규칙은 일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by
펭귀니
Mar 7. 2024
정의 :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입원 중 면회, 외출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병원의 규칙을 철저히 지켜왔다.
간간히 나를 걱정하는 친구들이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병문안을 오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쳐올 때면 병실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양해를 구했다.
"다른 식당에 가서 드시는 건 안되고 복도에서 포장음식 드시는 건 괜찮아요."
간호사실에 정확히 확인 후 함께 먹을 음식을 친구가 오는 시간에 맞춰 미리 준비해 두고 기다리곤 했다.
직원식당 바로 앞에 위치한 휴게실. 일하느라 지나다니면서 흘끔흘끔 쳐다보는 식당직원들. 식사를 위해 오가는 많은 임직원들.
식사하기에 다소 불편한 환경이었지만 나를 다녀간 친구들은 하나같이 괜찮다며 얼굴 봐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병원 휴게실에 붙어있는 일방통보 식의 안내문을 보게 되었다. 방송 촬영으로 한 시간 정도 휴게실 사용이 어렵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병원휴게실은 입원 환자들을 위한 공용 공간이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왜 양해를 구하지 않지? 통보하면 끝인가?'
'안내방송을 하거나 병실마다 다니면서 설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까지 규칙을 철저히 지켜온 나만 바보 되는 기분에 간호사실에 처음으로 컴플레인했다.
늦게 결정되어 알릴 시간이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몇 시에 알았냐 물었다.
11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촬영은 오후 1시. 2시간의 시간이 있었고 병실마다 양해를 구하기에 결코 부족한 시간이 아니라고 답했다.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는 간호사의 말.
"촬영하는 사람들은 외부인 아닌가요? 왜 이 병원은 정의가 지켜지지 않죠? 규칙은 환자만 지켜야 하나요?"
그렇다. 나는 정의롭지 않을 때 화가 난다.
결국 사과를 받고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주치의 선생님이 좋아서 이 병원에 입원하기로 결정했고 웬만한 실수는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며 불편함을 견디는 훈련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정의가 무너졌을 때, 내 마음도 같이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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