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을 만나다

노인상담분야 개척, 수필가 등단. 이게 무슨 일이야?

by 펭귀니



같은 병실에서 유사업계에 종사하고 계신 환자분을 만났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그분이 모 사이버대학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노인복지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그분의 열정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노인상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담사는 많지 않아 보여요. 다른 대상자에 비해 전문서적도 적은 느낌이고요."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듯했다.


앞으로 고령화사회가 될 텐데 노인상담이야말로 매력적인 시장이 아닌가?


마침 지역구에서 노인상담 강의를 맡고 계신다는 말씀을 듣고 용기를 내어 강의를 수강해보고 싶은 나의 마음을 표현했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노인상담은 전문적으로 깊이 있게 배워본 적이 없어요."


결국 명함을 받았다.


교수님 전화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했다.


교수님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살펴보다가 모 문학사 수필가로 활동 중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갑자기 심장박동이 빠르게 뛰었다.


또다시 용기를 내어 어떻게 등단하셨는지 절차를 여쭤봤다.


브런치작가로 활동 중인 사실도 함께 말씀드렸다.


사고로 입원 중 성가셔하시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내 마음이 무색할 정도로 성심성의껏 설명해 주셨다.


등단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소시민이라 돈이 모자라요."라며 하소연했더니 저렴하게 등단할 수 있는 매체를 알려주셨다.


"여기 젊은 친구를 하나 만났는데 등단하고 싶대요. 근데 돈이 모자라다네? 등단 얼마에 할 수 있죠?"


시원시원한 대장부 화법에 반할 뻔했다.


내가 도전하려는 수필의 경우 작품 3개를 제출하여 심사에 합격하면 50만 원 정도 비용으로 등단할 수 있다고 한다.


열심히 돈을 만들어봐야겠다는 다짐으로 의지가 불타올랐다.


"컴퓨터 잘해요? 여기 내가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인데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봐요. 30만 원 줄 테니."


아니 웬걸? 환자로 입원한 병원에서 이런 일이?


일단 팔통증이 심해서 당장은 어렵기에 시간이 필요하다 말씀드렸다.


"천천히 나아서 해도 돼요. 기다려줄게요."


하늘이 돕는다.


팔통증의 괴로움이 눈 씻은 듯 내려가는 것만 같다.


비록 신춘문예가 아니지만 아무렴 어떤가.


곧 이루게 될 모 문학사 수필가의 꿈으로 내 심장이 요동쳤다.


누군가는 설레발친다며 비웃을지 몰라도 벌써 반은 이룬 것 같다.


퇴원 후 외래로 병원을 방문하신 교수님께서 등단하는데 도움 될 테니 한 번 읽어보라며 책까지 선물해 주고 가셨다. 그저 병원 입원동지에 불과한 나를 이렇게까지 예뻐해 주시다니.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keyword
이전 08화정체성의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