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에서 찾은 인생점수

인생 즐기는 내가 챔피언

by 펭귀니

입원 36일 차


입원기간 주어진 하루 한 시간의 자율보행. 밖에 나가고 싶었지만 요 며칠 극심한 팔통증으로 병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컨디션이 조금 회복되어 오랜만에 다녀온 코인노래방.

자율보행 시간에 코노를 즐기는 난 한방병원 입원 중인 36세 ENFP 아줌마다.


코노를 처음 가 본 탓에 모든 것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사장님과 가벼운 안부인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익숙한 공간이 되었다.


"몇 번 갈까요?"

"8번으로 가시면 됩니다."


다른 자리도 많이 비었지만 내 최애자리인 8번으로 안내해 주시는 센스.


역시 자영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야무지게 천 원짜리를 집어넣는다. 지폐가 약간 구겨진 탓에 자꾸만 기계가 돈을 토해낸다. 이런 까칠한 녀석 같으니라고. 7전 8기의 정신으로 계속 밀어 넣었더니 마침내 녀석은 3번 만에 지폐를 삼켰다. 생각보단 쉬운데?


예전에는 혼자 노래방 2시간도 거뜬했지만 지금은 턱이 아파 자제해야 한다. 한국사람 삼 세 번이니까 굵고 짧게 세 곡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옆 방 사람이 이승기의 삭제를 부르는데 좀 심한 음치다. 괜히 놀려주고 싶어서 똑같은 노래로 선택했다. 96점이다. 쉬러 와서 오기 부리는 내가 웃기지만 기분은 좋다. 나머지 두 곡은 비밀이다. 브런치작가로서 롱런해야 하니 약간의 신비주의로 나를 지켜야 한다.



점수가 꽤 괜찮다.


100점이면 더 좋았겠지만 주어진 점수에 만족할 줄 아는 여자.


그게 바로 나다.


앞으로의 내 인생도 딱 95점만 같기를.


노래를 불렀는데 팔은 왜 저린 걸까? 제길.

그래도 즐거웠으니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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