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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Nov 21. 2022

속이 더부룩할 때 생각나는 북엇국

개운한 국물 요리

     

아들아~

저녁 식사 모임에서 한잔 했을 때, 다음날 아침 속이 더부룩했던 경험이 있을 거다. 그럴 때 아무것도 안 먹으면 속이 더 불편해진단다. 그렇다고 기름기 많은 음식도 당기지는 않을 거고.

세계적으로 해장하는 방법은 다양하더라. 음주로 수분이 빠져나가니 수분 보충하는 게 중요한데 우리나라 전통 방법은 꿀물을 마시는 거고, 어떤 나라는 피클 국물을 희석해서 마시기도 한다더라. 간편한 방법으로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겠다. 커피를 마시는 나라도 있다고 하고 수프를 먹기도 하지. 어떤 젊은 사람들은 피자를 먹어야 해장이 된다고 하니 엄마가 보기에는 참 신기하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은 건 맑은 국물을 먹는 건데 기왕이면 알코올을 빨리 분해해 주는 아미노산이 들어 있는 국물이면 더 좋지. 구하기 쉬운 재료 중 북어가 있어. 여기에 시원한 콩나물과 무와 파를 같이 넣어주면 개운한 북엇국이 만들어진단다.

      

요리를 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중심 재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거야. 그 외의 것들은 넣으면 좋고 안 넣어도 무방하지. 북엇국에서의 중심 재료는 북어와, 멸치 다시마 육수와, 대파란다. 여기에 무를 넣거나 콩나물을 넣어주면 더 시원하고, 표고버섯이나 두부를 넣어도 다채롭고, 계란을 푸는 것을 좋아한다면 풀어도 좋은 거지. 그러나 다른것이 없어도  북어만 있다면 끓일 수 있단다. 무가 없어서 북엇국을 못 끓일 이유는 없어.

세상일도 모든 준비가 다 되어야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일을 미루려는 핑계일 때가 많아. 복잡한 생각 지우고 핵심 능력과 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시작해 봐. 젊은데 실패할 수도 있지. 시행착오라고 생각하면 실패의 경험도 자산이란다. 아무 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런 실패도 하지 않겠지만 인생에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거다.     

이제 시원한 북엇국을 끓여볼까? 엄마는 온갖 재료를 넣고 하지만 너희들은 있는 것만 가지고 해 보렴.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끓여라.(무도 덩어리로 넣고 같이 끓여도 돼)

-다시마와 멸치를 건져내고

-콩나물 한 봉지를 씻어서 끓는 육수에 넣고 5분쯤 끓인 후 건져내서 찬물에 헹군 후 밀폐용기에 담아 놓아라


-북어채 50g을 흐르는 물에 한번 씻고 생수에 10분쯤 담가서 부드럽게 만들어.

(북어채는 없고 통북어만 있다면 한번 씻어서 멸치 육수 만들 때 통으로 넣고 끓여라)

-담가놓은 북어를 가시가 있으면 제거해서 2cm 정도 길이로 잘라. 담갔던 물은 육수에 부어서 국물로 써라.(통북어라면 가시와 머리를 제거하고 손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부셔)

-북어와 한 입 크기로 나박 썰기한 무(생무도 되고 육수에 덩어리로 넣었다면 꺼내서 썰면 돼)를 넣고 참기름 2큰술,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고 10분쯤 달달 볶아.(오래 볶아주어야 뽀얀 국물이 된단다)

-육수를 붓고 참치액 3큰술을 넣은 후 중불로 20분쯤 끓인다.

-어슷하게 썬 대파와, 한입 크기로 썬 두부와, 마늘 한 큰 술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덜어놓은 콩나물 얹어서 취향 따라 후추나 고춧가루를 뿌려서 맛있게 먹어라.

*콩나물은 계속 넣어두면 질겨져서 건져놓는 건데 국물은 이미 우러났으니 많으면 나물로 무쳐서 먹어도 된단다. 일석이조.

*계란은 전체에 다 풀면 다음에 먹을때 국물이 맑지가 않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그릇 덜어서 데우면서 풀어먹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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