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병옥 Nov 07. 2022

차원이 다른 국물맛, 꽃게 된장찌개

간편한 냉동 꽃게 요리

    

아들아~

밥은 잘 먹고 있니? 가을이 되어 대하나 꽃게가 제철이라고 티브이에서 보여주니 가족 모두 모여 꽂게나 대게를 쪄서 먹던 기억이 나네. 아빠가 워낙 새우나 게같은 갑각류를 좋아해서 한때 러시아산 킹크랩이 싸게 들어오던 시절, 큰 걸로 사서 찐 다음 먹었었지. 고기 구워줄 때와 마찬가지로 엄마 아빠가 열심히 다리를 잘라서 살을 발라주면 둘이 홀랑 집어먹어서 몸통과 살이 별로 없는 다리 아랫부분만 남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킹크랩도 꽃게도 워낙 비싸서 큰 걸 사서 쪄서 먹기는 힘들어졌네. 꿩 대신 닭이라고 제철 대하를 사서 굽거나 쪄서 먹는 걸로 대신하고 있단다.

 

작은 꽃게는 살이 많지 않아서 찜보다는 게장을 만들어 먹거나 찌개에 넣으면 맛있는 것 같아. 찌개에 토막 낸 꽃게를 넣어주면 국물 맛이 장난이 아니지. 꽃게는 여러 양념중에 된장하고 제일 잘 어울리니 된장찌개를 하는게 좋겠다.

이럴 때는 굳이 살아있는 게를 넣을 필요가 없단다. 우선은 살아있는 게를 손질하는 게 만만치 않아. 수산 시장이 아니고 대형마트에서 사는 활게는 톱밥에 넣어서 파는데, 톱밥 털어내는 것도 장난이 아니고 움직이는 게를 솔로 씻는 것도 힘들고 그렇게 기껏 손질해도 게가 톱밥 속에서 기운을 빼서 살도 별로 없을 때가 지. 몇시간을 재료 손질하고 요리했는데  먹을게 별로 없으면 정말 기운 빠진단다.

이럴 때 대형마트에서 냉동 게를 사면 손질해서 토막까지 나 있어서 편리하고 은근 살도 많아. 흐르는 물에 씻어서 그대로 넣어주면 되니 정말 간단하지.


그러니 세상의 어떤 일이든 모든 과정을 다 자기가 하려고 할 것 없어.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피곤하기도 하고, 결과물도 생각처럼 좋지 않을 때도 있단다. 전체 과정을 관리하되, 이미 만들어진 것들을 이용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야. 물론 도움받은 것을 꼭 인정하면서, 모두 자기가 한   하지만 않으면 된단다. 어차피 학문도 앞선 대가의 어깨를 딛고 얻은 성과이고, 요리도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한 것 같아도 결국 남이 만들어놓은 된장과 간장을 이용해야 하잖아.

그럼 냉동 꽃게를 넣어서 차원이 달라진 된장찌개의 국물 맛을 한번 볼까?

 


<4~5인분>

-큰 냄비에 멸치 다시마 육수를 내라.

-재래된장 2큰술, 맛된장 1큰술, 고추장 1큰술을 넣고 끓여.

-끓는 국물에 냉동 꽃게 500g을 넣고.

-다팔팔 끓으면 양파 1개, 애호박 1개, 표고버섯 8개를 먹기 좋게 썰어서 넣어라.

-두부 한 모와 다진 마늘 한 큰술과 어슷하게 썬 대파 한 대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밥이랑 맛있게 먹어라.

            


이전 15화 채소도 구우면 맛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