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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병옥 Feb 20. 2023

두 문화를 융합해서 만든 퓨전 요리

몽골리안 비프

아들아~

미국의 식당에서 밥 사 먹기가 쉽지가 않지?

메뉴에 나와 있는 가격도 이미 비싼데, 거기에 세금이 붙고, 서비스 팁까지 붙으면 실제로 지불할 때 놀라서 입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을 거다. 그렇다고 흔히 주는 팁의 비율 20%보다 더 주지는 못할망정 우리나라처럼 안 줄 수는 없는 이유는, 그곳의 식당 문화가 종업원들에게 너무 적은 임금을 주어서 그들이 팁을 받아야 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지. 이런 상황을 알게 되면 팁을 꼭 주어야 해서, 특별한 축하를 해야 하는 날 아니면 선뜻 식당 가서 거금을 쓰는 일이 꺼려지는 게 당연해. 그래서 오늘은 엄마가 미국식 퓨전 중국 레스토랑에서나 먹을 수있는 근사한 요리를 가르쳐주려고해.

     

우리 가족은 중국 음식을 좋아해서 가족들이 함께 많이 먹었었지. 그러다가 지금 살고 있는 분당 근처에 생긴 유명한 퓨전 중식당에 갔다가 그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 정말 많이 갔었던 것 기억하지? 예전에 먹었던 전통 중국요리와는 좀 다른데, 색다르고 맛있어서 너희들도 참 좋아했었어.

인도 커리도 일본에 들어오면서 밥이랑 어울릴 수 있게 전분이 들어가서 걸쭉해지면서 카레라이스라는 퓨전 음식으로 발전했고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았지. 또 중국 본토에는 우리나라에서 먹는 맛의 짜장면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온 국민이 즐기는 면요리가 되었어.

사람도 다른 나라에 오래 살면 자국의  것과 융합한 독특한 성격의 문화를 만들듯이 요리도 다른 나라로 가게 되면 그 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서 제3의 맛이 탄생하는 것 같아. 학문도 요즘은 경계가 없어지는 추세이고.

아마 중국 요리가 미국에 갔을 때도 똑같은 일이 생겼을 거다. 독특한 향은 좀 줄이고 마요네즈가 들어가기도 하고 단맛이 추가되기도 한 퓨전 중식이 탄생한 것 같다.

미국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한 요리라서 미국 친구들도 아주 좋아할 것 같으니 식당에 못가더라도  만들어서 먹고 친구들도 초대해서 대접해 보렴.


엄마가 먹었던 요리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몽골리안 비프'여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미국 퓨전 중식당에서 일했던 최형진 셰프의 레시피가 있어서 비슷하게 만들어 봤는데, 쉽고 아주 맛있었단다. 그동안 많이 했던 채소와 고기를 볶는 요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고기를 계란 흰자와 전분으로 마리네이드 해서 튀기는 거였어. 이렇게 요리하면 고기가 코팅돼서 육즙이 빠지지않고 식감도 아주 특별해져. 베테랑 셰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몰랐을 방법이라서 인터넷의 위력과 혜택을 새삼 실감했네.  

엄마가 양념은 덜 자극적이게 조금 덜어냈으니 또 한 번 변형을 한 셈이네. 먹어본 사람들이 맛있다고는 했는데 엄마의 수고를 아니까 가혹한 평을 못하기도 했겠지?

     


-쇠고기(고급 부위라면 당연히 좋겠지만 살치살, 부챗살로 해도 맛있어.)를 500g 준비해서 한입 크기로 얇게 썰어 키친타월에 올려서 핏물을 빼고 미림, 후추, 소금을 약간 뿌려 밑간 해라.

-계란 흰자 1개와 동량의 전분가루를 보울에 넣고, 같은 양의 식용유를 조금씩 부어가며 셰이커로 마요네즈의 농도와 색깔이 될 때까지 계속 젓는다.

-여기에 쇠고기를 넣고 주물러서 마리네이드한 후 20분 정도 방치하여 코팅이 되게 해.

-기다리는 동안 대파 2대를 5cm 정도 길이로 채 썰어 놓아라.(쪽파로 하면 채 썰지 않아도 돼서 더 편해)

-기다리는 동안 소스도 만들어.

*소스: 물 6큰술, 간장 2큰술, 설탕 1.5큰술, 치킨스톡 반 큰 술(액상이나 파우더 중 아무거나)을 넣고 잘 섞는다.

-팬에 식용유를 재료가 잠길 정도로 넉넉히 붓고 170도 이상으로 가열해라.

-마리네이드한 고기를 넣고 서로 붙지 않게 떼어가며 익을 때까지 튀긴다.

-튀긴 고기를 체에 밭쳐 기름을 빼놓아라.(뺀 기름은 식혀서 병에 넣어 두고 다른 요리할때 사용해라)

-그 팬에 고기에서 빠진 기름을 1큰술 넣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고 볶다가, 만들어 놓은 소스를 붓고 설탕이 녹아 약간 걸쭉해질 때까지 끓이다가 중불로 줄인다음 체에 건져놓은 고기를 넣고 버무리며 볶아라.

-고기와 양념이 어우러지고 국물이 조금 남아있을 때 채 썰어 놓은 파를 넣고 숨이 죽을 정도만 더 볶으면 완성!

-고기에 파를 곁들여 밥이랑 먹으면 진짜 맛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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