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도 아닌데 미역국도 매일 먹기는 그렇고, 엄마가 끓여주었던 소고기 무국을 한번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자주 먹어도 맛있고 무가 들어있어 시원하고 소화도 잘되는 한식 국의 대표 메뉴지. 또 한 가지는 평소에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시험을 앞두고는 미역국을 안 먹는 경우가 많으니 그런 날 먹으면 좋을 거다.(미역의 식감이 미끄러워서 시험에 미끄러진다는 웃기는 이야기가 있지.)
몸과 마음이 좀 가라앉거나,비가 오고 바람이 쌀쌀할 때 소고기 무국을 김치나 깍두기 곁들여서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기운도 나고 일의 능률이 오른단다.
흔히 자신은 중요한 일만 하고 다른 사람이 요리나 귀찮은 집안일을 대신해주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엄마의 경험으로 보면 오랜 시간 뇌를 쓰면 반드시 일정 시간 쉬어야 능률이 오르는데, 그때 요리만큼 일거양득인 일은 없는 것 같더라. 요리는 일단 손으로 하는 일이어서 뇌를 쉬게 할 수 있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먹는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끝난 후 만든 음식까지 섭취하면 그 뒤의 일이나 공부의 능률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향상되거든.
국은 항상 이야기하지만 양이 많아야 맛있기 때문에, 또 양이 많을때나 적을때나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기 때문에, 두세 번 먹을 분량을 만들어야 효율적이다. 식혀서 냉장 보관했다가 데워먹도록 해라. 요리 수준이 향상되면 고깃국은 쇠고기 양지 부위를 덩어리로 사서 핏물 빼고, 통째로 넣고 두 시간쯤 고아서 육수를 내는 게 제일 맛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항상 간단한 요리법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것도 버거우면 초간단 요리법도 있단다.
-국거리용 잘라진 소고기 양지를 300g 정도 사서 잠깐 물에 담갔다가 키친타월에 말아서 핏물을 빼라.
-6인분 쯤 요리할 수 있는 냄비나 솥에 물을 붓고 고기를 넣은 후 처음에는 강불로 해서 끓으면 떠오르는 거품을 걷어내고, 중불로 줄인 다음 30분쯤 끓여.
-무를 씻어 필러로 껍질을 벗기고 나박 썰기 하고.(두께는 취향에 따라 결정)
-끓는 국물에 썰어 놓은 무와 다시마를 넣어.
-처음에는 강불로 하다가 끓으면 떠오르는 거품을 걷고 중불로 줄인 다음 무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끓여라.
-다시마를 건져내고 다진 마늘을 한 스푼 정도 넣고 국간장과 참치액으로 간을 한다.(둘의 비율을 2대 1 정도로 넣고 나중에 부족하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큼직하게 썬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
-김치와 깍두기를 꺼내서 국에 밥 말아서 맛있게 먹어라.
*시간이 없다면 핏물 뺀 자른 고기와 나박 썰기한 무를 한꺼번에 냄비에 넣고 마늘, 참기름, 국간장을 넣고 볶은 후, 물을 넣고 무가 익을 때까지 끓인 후 참치액으로 간을 맞추고 대파를 넣어서 먹어도 된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빠른 대신에 깔끔한 맑은 국이 되지는 않아.
(그러나 항상 자신이 가진 요리 능력과 재료와 시간을 고려해서 요리하면 된단다. 해 먹는 게 중요해.)
*두 번 거품 걷어내는 일이 깔끔한 국물의 기본이 된단다.
*말린 다시마는 오랫동안 보관 가능하고, 노폐물 제거하는데 좋고, 국물의 깊은 맛을 내는데 중요하니 가능하면 사다 놓고 먹으면 좋겠다.(물론 없으면 패스하고 국물용 코인 한 개 넣어라.)
*건더기가 많은 걸 좋아하면 무국에 잘 어울리는 표고버섯을 슬라이스 해서 넣으면 맛있고 향도 좋아진단다. 두부를 작게 썰어서 넣어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