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3일, 망고가 입원을 했다. 사유는 특발성 방광염 재발. 22년 연말쯤 방광염으로 꽤 오래 고생하고 카테터 시술을 받기 위해 입원까지 했던 망고가 두 달 만에 방광염 재발로 다시 입원을 하고 말았다. 퇴근 전, 남집사로부터 카톡을 받고 어쩌면 난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망고가 자꾸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려. 엄청 오래 앉아 있는데 쉬 크기가 엄청 작아.’ 그 말에 문득 두 달 전 망고가 처음으로 입원하던 그날이 떠올랐다.
망고는 원래 잘 울지 않는 고양이였다. 말 수도 없고 부른다고 야옹 하며 대답해주는 고양이도 아니었다. 그런 망고였기에 그날 화장실을 다녀오고 아앙 아앙 하며 아프다는 듯 울던 그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씻고 나와 머리조차 말리지 못하고 대충 모자만 푹 눌러쓴 채 택시부터 호출했다. 택시가 잡히자마자 겉옷을 챙겨 입고 이동장에 망고를 넣은 후 인근 24시 병원으로 부리나케 출발했다.
당시 망고는 방광에 슬러지라고 불리는 찌꺼기가 차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태였고, 카테터 장착을 통해 방광을 세척하면서 슬러지를 배출시키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모든 건 입원을 해야만 할 수 있는 처치였으며 총 입원 기간은 3박 4일이라는 꽤 긴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입원 결정에 머리가 멍해지고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말 그대로 어안이 벙벙하고 패닉 그 자체였다. 병원에서 펑펑 우는 나와 내 잘못이 아니라며 달래주던 주치의 선생님, 그리고 낯선 장소에서 불안한 듯 조용히 울던 망고까지. 망고가 입원하던 첫날의 느낌과 분위기, 그 모든 것이 여전히 기억에 선하다. 입원을 결정하고 망고의 카테터 장착까지 기다리던 30여분은 1분 1초가 너무 길고 또 초조한 시간이었다.
처음 입원하던 때를 떠올리며 망고의 두 번째 카테터 장착을 기다리니 기분이 이상했다. 처음엔 눈물콧물 다 빼며 울던 나였는데, 이번엔 오히려 차분한 느낌이었다. 한 번 겪어봐서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의 각오를 해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첫 입원 때처럼 아무 생각도 없이 눈물부터 나오진 않았다. 물론 마음은 똑같이 아팠지만 울기만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였기에 차분하게 그동안의 상황을 되짚어보았다. 내가 놓친 게 무엇이었는지, 언제부터 재발 가능성이 보였던 건지, 내가 케어한 방법들 중에 부족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찬찬히 생각해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도 30여분 정도가 지난 후 카테터 장착이 완료되었고 늦은 밤이라 잠깐의 면회가 허락되었다. 또다시 카테터를 꽂고 망고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플라스틱 넥카라를 한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지만 애써 참아내며 망고를 쓰다듬어주었다. ‘괜찮아. 금방 괜찮아질 거야. 우리 망고 치료 잘 받고 있어. 엄마가 망고 버리는 거 아니야, 알지? 엄마 내일 퇴근하자마자 바로 올게.‘ 큰 눈망울에 눈물이 한가득 고여있는 이 작은 고양이가 내 말을 알아듣는 건지 아닌 지는 모르지만, 혹여라도 입원장에 있는 것이 마치 또 한 번 버림받았다고 느끼게 될까 봐 그게 참 마음이 쓰여 구구절절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난 널 버리는 게 아니라고. 지난번처럼 엄마가 매일 올 테니 걱정 말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