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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순이 Oct 10. 2023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나의 모든 꿈에 대하여. zZ

눈을 감고 꿈을 꾸는 일보다 그 꿈에서 깨 주변을 더듬는 깸의 순간들이 제게 더 안정감을 줍니다.

어느 때엔 꿈에서도 꿈일걸 아는데 그래도 똑같이 싫고 똑같이 무섭습니다.


내겐 꿈은 너무너무 무시무시한 존재라

꿈만 같은 일이야. 는 세상 부정적인 표현인데 그는 나와 있는 모든 일이 가끔은 꿈만 같다 얘기했습니다.

그 얘기할 때의 그의 표정엔 애틋함과 따뜻함 만이 가득했고 그 눈빛으로 날 지긋이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그는 분명 나와 다른 꿈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23.02.13


별안간 이상한 꿈을 꿨어. 꿈에서 너는 산소호흡기를 차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고, 나는 그런 너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어. 근데 그 순간에 네가 눈을 천천히 뜨는 거야. 속눈썹들이 하나 둘 셋 넷 개수만큼 일초에 하나씩 움직이는 것처럼 아주아주 천천히. 그때 나는 그 엄청난 느림 속에서 또 엄청나게 놀랐던 거 같아. 근데 내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고, 내 주특기인 호들갑도 떨지 않았어. 혹 내 기쁨의 고함소리에 내 호들갑에 네가 놀라 또다시 눈을 감아버릴까 봐 그게 무지 두려웠던 것 같아. 나는 전혀 놀라지 않은 척 가만히 가만히 네 머릴 쓰다듬었어. 그러며 자연스레 너무나 태연하게. "안녕. 잘 잤어? 오늘은 금요일이야. 네가 궁금해할까 봐." 그 중요한 순간에 얼토당토 한 얘길 했던 것 같아. 그러곤 엄마의 노크소리에 잠이 깼던 아침이 있었어. 꿈인가 하기엔 금방 있던 일만큼 생생해서 바로 일어나 냉수를 두 번이나 먹고 얼른 나무 식탁을 잡고 퉤 퉤 퉤 하며 고갤 세차게 흔들었던 것 같아. 근데 그날 내내 그 장면이 머리에 새겨진 듯 있는 거야.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꺼라 믿는 난데 말이야. 그래도 그 와중에 네가 아픈 순간에 네 곁에 내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다가도 이상했어. 꿈은 반대라니 네가 그렇게 누워있을 일은 없다 하다가도 그러면 그런 순간에 나는 네 곁에 없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다가 그러다 아니지 하며 고개를 계속 절레절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네가 아파서 누워있는 순간도. 또 어떤 순간에도 내가 네 곁에 없는 일은. 꿈이 반만 반대였으면 좋겠다. 네가 아픈 순간은 절대 없고, 나는 어떠한 순간에도 네 곁에 있는 거지.

20.11.06


나는 계속 가지 말라 하고 너는 계속 가겠다 한다.

꿈에서.

21.05.25


요즘은 눈을 뜨곤 자주 놀란다. 비교적 생생한 꿈들과 그 안에 늘 속해있는 너의 모습에.

올해 아직 봄을 느낀 적 없지만 봄이 가고 있다고 여백마다 종이마다 쓴다. 겨울이 아직 멀었는데 곧 겨울이 올 것 같다고 마주치는 사람마다 말하는 중이다. 자꾸자꾸 말하면 이내 곧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이렇게 자꾸자꾸 생각나고 생각하면

우리가 자꾸자꾸 같이 있는 거예요?

18.04.26


좋아하지 않는데 이렇게 자주 꿈에 나올 수가 있나?

17.12.03


꿈속의 나는 못하는 것이 없다.

너와 다시 만나는 건 물론이거니와 깊고 깊은 키스는 물론 잠자리까지 하고 있는 중이다.

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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