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여행의 출사표

제갈공명의 출사표를 보러 성도(청두)에 다녀오다

by 뮤즈

중국에는 4월 초 3일간 청명절 연휴가 있다.

연휴 전에 성도(成都, 청두) 여행에 출사표를 던지고 다녀왔다.

제갈공명의 출사표를 보러 갔는데 가기 전 출사표를 던졌다.


2019년에 발간된 설민석의 삼국지를 읽은 후, 중국에 있는 동안 제갈공명과 유비를 모신 사당인 무후사(武侯祠, 우허우츠)가 있는 청두에 다녀오는 것이 로망이 되었었다.

그런데 그 후로 코로나가 발생해 꼼짝할 수 없이 지내다, 3월 중순 양회가 끝난 후부터 베이징 밖으로 나갔다 들어올 때 큰 제한이 없어졌다.

3월 말 아이들의 학교가 봄방학을 시작했고, 로망이었던 청두에 다녀올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주말도 반납하고 출근하는 남편을 놔두고 여행을 갈 수가 없었다.

청명절 연휴가 다가오며, 아이들 학교의 맘들이 상황이 언제 또다시 안 좋아질지 모르니 (작년에도 여러 번 갑자기 이동의 문이 닫혔었기에..) 가능할 때 다녀와야 한다며 여행을 계획하고, 내가 다녀온 여행지 정보를 알려달라며 만나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남편이 갈 수 있는 사람은 여행 다녀오기 좋은 때라며, 걱정 말고 아이들과 청두에 다녀오라 한다. 결혼을 하면 나는 뭐든지 같이 해야 하는 줄 알고, 남편과 직장 휴가 시스템이 달라 같이 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리다 휴가들을 거의 놓쳤었다.

같이 여행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런 상황이 허락되지 않을 때, 같이 갈 수 있는 날만을 마냥 기다리기엔

우리 인생이 길지 않다는 걸 몇 년 전에 깨달았다.

그래서 남편의 지원과 응원 덕에, 2019년 항저우&쑤저우 여행 후 1년 6개월 만에 아이들과 중국 자유여행의 출사표를 또 던지게 되었다. 이번엔 쓰촨四川성의 성도인 청두成都에..


마지막까지 이래도 되나 싶어 고민하다, 출발 이틀 전 48시간도 남지 않은 때 비행기 예약을 겨우 했고 출발했다. 비행시간 3시간 15분, 한국에 갈 때보다 1시간을 더 날아가야 하는 중국 대륙의 안쪽, 어떤 곳일까 설레고 궁금했다.

천혜의 자연을 받아 '느림의 문화'를 가진 청두에서, 마음껏 여유를 누리고 싶었으나 사정상 짧게 다녀왔다.

제한된 시간 안에 청두를 만끽하고 싶어 열심히 다녔더니 여행기간 동안 Werun(걸음수)가 3만 보 가까이 되어 연속 1위였다. 베이징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던 이런 일도 생겼다.

밀도 있게 다녀 그런지 일주일 정도 청두에 있다 온 듯하다.

중국 내 자유여행을 하려면 가장 필요한 게 언어소통이고, 철저한 사전조사다.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중국어만 할 줄 아는데, 오랜만에 간 청두 여행에는 더 많이 필요했다. 여행기간 중 머리카락 색이 다른 외국인들 뿐 아니라 한국인도 한 명도 못 만났다. 코로나 시국이라 중국인들은 외국인을 조심스러워하는데, 이곳에서는 우리가 외국인인 것이다.

공항 수속, 호텔 체크인(절차가 가장 까다로웠다), 무후사, 판다 사육 기지, 두보초당에서

여권제시 후 가장 최근에 중국 입국 날짜를 물어보는데 작년 3월이라 하니 넘어간다. 그리고 진리 거리, 콴자이샹즈, IFS몰 들어갈 때 우리는 외국인이라 사천 건강 마(四川健康吗, 쓰촨지엔캉마)가 안되어

매번 북경 건강보(北京健康包, 베이징지엔캉바오)를 보여주고 입장했다.


어떤 경쟁이나 시합, 선거 등에 용감히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힐 때, '출사표를 던지다'라는 말을 쓴다.

그 출사표의 유래가 제갈공명이 북벌을 나서기 전에 황제에게 써 바친 글이었다.

절절한 명문장으로 유명해, 이를 읽고 울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라는 말이 대대로 중국에 전해졌다한다.

청두 여행을 가능하게 했던 제갈공명의 출사표이다.

삼국지의 뒷부분을 다시 읽어 보니 무후사뿐 아니라 청두의 하늘, 공기, 판다들, 두보초당의 대나무가 떠오른다.




제갈공명의 출사표.jpg 청두 무후사 제갈공명의 출사표


청두 팬더.jpg 청두 팬더공원의 팬더
두보초당2.jpg 청두 두보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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